김강용_Reality+Image 805-891_캔버스에 혼합재료_180×180cm_2008
대한민국을 가리켜 부동산 공화국이라고 한다지요.
좁은 땅 덩어리에,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는 지가. 한 채의 집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조건이고, 이 목적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된다고 믿는
이런 곳에선, 마음 한켠에 영원히 부서지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의 급락이 벌어지지 않는 집을 짓기란 어렵습니다.
김강용_Reality+Image 805-899, 900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260cm_2008
환율은 연초 랠리를 이겨내지 못한 채, 급등하고 코스피는 급락
그 와중에도 경제신문들은 하나같이 강남 재건축을 둘러싸고, 집값 앙등에만
관심을 가집니다. 그저 몸값을 불리고, 자신의 가치를 올려리고 혈안은 되어 있으나
그 토대를 보면, 약하디 그지없고, 이미지 전략과 언론 플레이, 방송의 힘을
빌어 그 약한 실체를 견인해가려는 인간의 노력은 안쓰럽습니다.
김강용_Reality+Image 806-913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162cm_2008
모래위에 집을 짓지말아요 해변 가까운 곳에도
비록 보긴좋지만 이내 무너지고 말아 또 다시 지어야만돼
반석위에 우리집 지어요
어린시절 교회 유년부를 다니며 부르곤 했던 노래가 문득 떠오릅니다.
꼭 기독이나 종교적 감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그 시절 불렀던
노래의 가사가 마음 한 켠을 메웠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보기에는 좋으나 이내 무너지고 말
집을 짓지 못해 안달입니다. 자신의 동네에, 집 앞에 큰 단체나 쇼핑센터가 들어서서
집 값이 올라가길 바랄 뿐, 무형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국가가 영속하기 위해
소유해야 할 기초와 토대는 잘 모르는 듯 합니다.
김강용_Reality+Image806-915_캔버스에 혼합재료_100×100cm_2008
김강용의 벽돌그림을 보다 보면, 마치 집을 짓기 위한
기초재료로서의 벽돌들이 살아 숨쉬는 것만 같습니다. 실제와 같은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캔버스에 그린 벽돌 하나하나 마다 실제 모래로 표면을 꾸며내, 그 사실감을 더했죠.
김강용_Reality+Image804-886_캔버스에 혼합재료_150×150cm_2008
화면 전체를 벽돌로 배열하여 그려낸 그림 속엔
왠지 모를 시퍼런 삶의 질서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화면을 채우는 벽돌과 그 위로 쏟아지는 햇살이 빚어내는 잔영의 무늬를 보세요.
작가는 벽돌을 그리는 일을, 마음의 눈으로 잡념을 제거한 무심의 상태로 들어가는 행위라고
말했다지요. 물질적인 대상 속에 배어나는 삶의 그림자를 보면서
지나온 날들을 되집어 봅니다.
김강용_Reality+Image707-707_캔버스에 혼합재료_145×112cm_2007
<하하 미술관>을 출간하고 책 소개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개작을 하긴 했지만
오랜 세월 이 곳에서 <마음미술관>과 <내 영혼의 갤러리>를 통해 여러분과 소통하고 나누었던
마음을 모은 책이기에, 인위적인 조장의 욕구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의 힘이 강력하다는 걸, 이번 <하하 미술관>을 내면서 새로
배웠습니다. 블로거 분들에게 책을 보낸 것도, 지금까지 써온 글들을 편집자의
관점에서 추천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와, 그 편집자의 눈에 의해 걸러진, 제 글들이
실체가 되어 세상에 나온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일 뿐입니다.
김강용_Reality+Image804-887_캔버스에 혼합재료_210×180cm_2008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감사하게도
제가 존경하는 한 큐레이터가 추천사를 써주섰습니다.
송인상 선생님은 오르세전과 루브르, 최근의 렘브란트전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실제적인 모든 기획을 도맡아서 하시는 분인데요.
이분이 써주신 짧은 추천사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인터넷 매체의 힘을 인정해주시고
그곳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도 항상 격려해 주셨던 분이었구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얼어붙은 땅에 따스한 마음이 담긴 미술관이 생겼습니다.
'하하 미술관'입니다. 저자가 건축가에게 기대지 않고 독자의 마음 한 가운데에 세웠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즐겁고 따뜻하니다. 수년간 저자가 인터넷 블로그에 바친 미술에 대한 열정을 그 안에
오롯이 살려내고 있습니다. 가까운 친구와 속삭이듯이 '미술의 힘'을 쉽고 편안하게 풀어냅니다』
김강용의 그림 속 사유를 통해 걸러낸 따스한 벽돌로
올 한해도 행복한 마음 미술관을 건축하는 건축자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벽돌을 굽고, 하나하나 영혼의 반석과 토대를 쌓아가는 마음의 미술관을
여러분과 함께 짓고 싶습니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길 소망합니다. 참 버겁고 힘든 세상,
유난히 추운 겨울 어느날, 고열로 시달리는 이 와중에도, 여러분에게 속삭일 수 있는
따뜻한 마음 하나간직하고 살아가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그리고 참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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