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로봇 태권브이, 기마병이 되다-김석의 로봇전에 다녀와서

패션 큐레이터 2008. 8. 17. 22:16



김석_태권브이기마병_나무_380×300×230cm_2008

김석은 나무를 다루는 작가다. 예전 김석의 로봇 태권브이 작품에 대해서

블로그에서 다룬 이후로, 두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그는 태권브이에 꽤나 진한 집착을

보이는 작가다. 조형을 전공했기에, 철이나 혹은 다른 단단한 소재를

사용해, 실물에 가까운 태권브이를 만들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유독 무늬목을 이용해, 따스한 감성이 흐르는 태권브이를 만든다.

 

김석_색깔전쟁_나무_가변크기_2008

 

세계 각국은 이미 로봇 전쟁에 들어갔다. 일반 산업용 로봇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남성과 여성의 성적 친밀감까지 제공할 수 있는

로봇을 디자인 한다니 그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지 알수 없는 일이다.

 

여러종류의 태권브이가 한 자리에 모여

내가 정통파 태권브이라며 색깔전쟁을 벌일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김석_색깔전쟁_나무_가변크기_2008

 

김석은 태권브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석이 조형한 건담은  슬퍼보인다

마치 성화 속 죽은 아기 예수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는 마리아처럼, 부서진 자신의

한쪽 팔을 잡고 하념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70년대 여전히 남북 대치상황에서 똘이장군과 태권브이는

외부의 적으로 부터 한국사회 내부를 지키는 백색의 기사로 작용했고

여전히 그렇게 기억된다. 일본에서 건너온 건담도 쓸쓸하게 눈물을 흘린다.

이제 로봇에게도 감정을 부여해야 하는 시대가 올수 있음을

말하려 하는 건 아닐까 싶다.




김석_색깔전쟁_나무_가변크기_2008
 
많은 인문학자들이 기계-인간의 소통, 그 속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인간에 가까운 로보트의 개발에 반대한다. 인간은 기능성을 키워 로봇처럼 되어가고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배워 인간처럼 되어가는 사회. 어떤 것이 옳은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더라도
그런 사회가 되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가 있게 될 것은 분명하다.

 김석의 로봇은 잣나무의 거친 질감을 살려 수작업으로 깎은 유일한 것들이다.

로봇은 아무 때나 교체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나아가 감정과 기억도 있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표면에 입힌 크레파스나 니스의 질감도 나무의 투박한 결과 어울려 자연성을 강조한다.




김석_색깔전쟁_나무_가변크기_2008
 
2020년이 되면 로봇이 사회 전반에 일상적인 풍경이 된다는데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의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결국은 관계의 문제이고, 공존의 문제가 여기에 또 등장하기 때문이다.



김석_색깔전쟁_나무_가변크기_2008
 
태권브이에 대한 열망, 어른들의 수집욕구에는
바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성인 남자들의
키덜트적 욕망이 숨어 있다. 태권브이를 보며 마음 속 한구석 안심도 하고
현실에서 꿈꿀수 없는 꿈의 흔적을 찾기도 할 것이다.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쳐부수지 못할 적과 싸우고
견디지 못할 슬픔을 견디고, 용감한 사람도 두려워하는 곳에 가고, 그릇된 것을
바로잡고, 순수함을 사랑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것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이다....."
 
라고 말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이 태권브이와 교차된다.
일상에 지친 회사원들은 태권브이의 화려한 색깔에
몸을 적시기 바란다. 멋지게 태권브이를 타고 한주를 비행하라. 직딩들 화이팅!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메인테마 곡을 골랐습니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여러분의 삶을 위한 기적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들더라구요. 멋진 한주 보내세요. 한차례 비가 내린다는데, 비가 갠후 더욱 청신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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