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자폐아동을 위한 미술작품-아이가 꽃보다 아름답다

패션 큐레이터 2008. 7. 16. 02:45

 


김소연_네가 있어 슬프다_FRP, 레진, 우레탄폼, 조화_45×35×115cm_2007

작가 김소연의 작품을 본 것은 평창동 산책을 하다

들렀던 키미 아트에서 였다. 그의 조형작품들은 특이했다.

화려한 꽃의 복식을 입은 아이의 표정은 시무룩하고 슬퍼보였다.

 

작가의 변을 읽어보니 미술치료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방임 아동들을 표현하고 있다.

자기만의 세계, 자폐아적 증세를 보이는 아이를 위해 이 연작을

준비했다고 한다. 다른이들과 소통이 어려운 아이들은

자신의 정서를 사물이나 색깔에 집착해서 드러낸다.

 


김소연_햇빛 우산 그리고 아이_FRP, 레진, 우산_50×50×100cm_2005

 

김소연의 조형 속에 나타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혼자다. 누구와의 소통도 거부하거나 혹은

거부당한 상태다. 혼자 우산을 쓴 아이의 모습 속에서

 비오는 날, 터벅터벅 걸어 겨우 도착한 집에, 외출나간 부모님이

왠지 그렇게 서럽고 보고싶었던 적이 있었다.



김소연_비행기 날지 못하다_FRP, 레진, 모형비행기_100×100×50cm_2005

 

자폐아동들은

사물에 대한 부적절하고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인다.

일의 일상적인 순서의 변화를 거부하고 물건을 일렬로 세우거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반복한다.

 

자폐란 말 그대로 자기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는 것을 말한다.




김소연_거울 속 세상의 나는 혼자뿐이다_FRP, 레진, 아크릴거울_90×70×40cm_2005

 

<샤넬 미술관에 가다>에서 나는 아동복의 역사를

다루었다. 작은 챕터지만, 사실상 연구는 1년 가까이 걸렸었던 장이다.

아리에스란 역사학자의 <아동의 탄생>부터 우리가 흔히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는

느낌, 고정관념들이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

이러한 정신성이 아이들의 복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혀보고 싶었다.




김소연_백색의 어린광대_FRP, 레진, 철망_65×50×120cm_2007
 
부모의 양육태도에 문제가 있을 시 부모와 아이 간에 애착이
형성되지 않아  자폐아 성향을 보이는 '반응성 애착장애(유사자폐)'라는 장애를 갖게 된다.
무관심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마음을 열지 않는다.
아이는 상처를 받기 쉬운 대상이다. 아이가 살아가기에 세상은 차갑고 험난하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워야 할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차갑게 느껴진다.
 
미술치료 전문가들은 자폐아들이 선의 묘사와 처리에
매우 능숙함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자폐아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에게
잡지를 오려붙이는 콜라주나, 정밀묘사, 점토로 사물을 만드는
작업이 큰 도움이 된다. 사물과 자신의 주변부를
접합하고 연결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소연_나무 왕관을 쓴 아이_FRP, 레진, 무발포, 우레탄_50×45×55cm_2007
 
현대로 들어오면서 자폐아의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세상이 아이들을
더욱 따스하게 껴안지 못한 죄다. 자폐증은 유전적인 요소가 크다는 연구도 있지만
여전히 환경과 부모와의 소통불능이 빚는 증세라는 주장도 강하다
아이들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로만 내뱉은 우리들의 잘못이다.
 
김소연의 작품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세상에서 나 또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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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옛 친구의 목소리를
듣다가 친구의 아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요.
대학시절, 긴 생머리와 날씬한 허리, 패셔너블한 모습을 잊지 않았던
당찬 친구의 모습, 그 이면에 서늘한 슬픔이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러나 이야기 하다보니, 아니구나....이 친구는 여전히 긍정적이고
당차구나 하는 생각에 제가 오히려 미안했답니다.
좋은 온라인 삼촌이 되어서 미술관에 종종 같이
가야겠다 생각을 했어요.
 
성시경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안녕 나의 사랑"
어찌되었든, 좋은 딸하나 또 생겼다 싶습니다. 이름이 하은입니다.
대학시절, 제가 참 좋아했던 친구여서 그런지, 딸도 예쁩니다. 다음주에 만나려고요.
우리들의 화이팅을 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