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마음 미술관

나도 너만큼 춥다는 걸 잊지마

패션 큐레이터 2007. 11. 20. 23:10

 
김진희_나도 너만큼 춥다는 걸 잊지마_컬러인화_75×75cm_2006

 

나는 당신을 사랑했소 나의 영혼 속에 아마도
사랑은 여전히 불타고 있으리라 하지만 나의 사랑은
이제 당신을 괴롭히지 않을 거요.

어떻게 하든 당신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다오
침묵으로, 희망도 없이 난 당신을 사랑했소
때로는 두려움, 때로는 질투로

괴로워 하면서도,

나는 신이 당신으로 하여금
타인의 사랑을 받게 만든 바 그대로
진심으로, 부드럽게

당신을 사랑했소

 

푸쉬킨의 시를 읽는 늦은 시간, 작가 김진희의 설치 작업을 보다가

문득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88만원 세대란 책을 읽고 있거든요. 요즘

20대의 암울함, 그 세대론적 단절과 상처들, 이 무능력한 사람이 안아줄 수 없기에 더욱 속상하고

화가나는 밤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지금 이 시간, 나의 따스함의 배후에는

누군가 춥게 지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라는 사실을 아는 일일 겁니다.

행복의 조건은 더욱 지금보다 낮은 곳을 지향해야 합니다.

 

내년 1월 중순엔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을 떠납니다.

인생에서 많은 이정표를 남기는 여행이 되겠지요. 푸쉬킨의 마을에 들러

이 시를 한번 눈 내린 대지위에 써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여러분이 곁에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말, 그냥 전하고 싶었습니다.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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