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At the Philadelphia Museum of Art
여행은 자유로운 귀향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낯선 길위에서 흘려보낸 시간들이 아직도 머리속에서 정리 되지 못한채 응고된 상태로 제 마음의 망막속에 하나씩 새겨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오늘에서야 여행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오늘 소개할 작가는 미국의 필라델피아 출신의 '루이스 포레'입니다.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두번째 날 바로 미술관에 갔습니다. '루이스 포레'의 회고전(1916-2001)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폴란드계 이민자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시절 부터 회화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고등학교 졸업후 신문사에서 캐리커쳐를 그리며 자신의 예술적 경력을 시작하게 됩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였던 로버트 프랭크를 친구로 둔 덕에 그는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지요. 기동성이 뛰어난 소형 카메라로 그는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거리 풍경들을 특유의 부드러움과 위트로 포착합니다. 한때 '하퍼스 바자'나 '보그'지를 위한 패션 사진가로서 일하게 되지만 그의 사진적 고향은 무엇보다도 전후에 무기력하게 쓰러져 가는 개인의 상처에 그리고 소집단을 소외시키는 도시적 삶을 그려내는데 있다고 합니다.
S#2-Reflection on Street
아래 첫번째 사진의 제목은 'Happy'입니다. 루이스 포레로 하여금 사진가로서 첫번째 수상의 기쁨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울려퍼지는 프롬본 아래 뒤를 돌아보고 있는 흑인소년의 모습. 그의 사진은 2차 대전 이후 사람들의 내면속에 드러나는 불확실성과 두려움의 감성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의 사진속에는 묘한 긴장감이 존재합니다. 물리적인 친밀성과 심리적인 거리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그런 긴장감 말이죠. 비오는 거리를 정처 없이 걸어 자신의 집으로 혹은 직장으로 향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도시라는 외로움의 공간에 대한 생각에 빠져 봅니다. 2001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작가의 삶과 그의 사진을 보면서 저 또한 도시란 공간속에서 미감을 키워온 아이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도시적 삶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들이 이 외로움과 소외의 공간을 지키고 풍성하게 할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요? 위의 두번째 그림의 제목은 '죄악의 도시'입니다. 소외와 외로움 상대적 빈곤이 가득한 곳. 그러나 그곳 조차도 절대자의 시선속에서는 그의 절대적인 은혜가 녹아내려져야 하는 곳임을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S#3-Walking down the Philadelphia Street
필라델피아 여행길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미국의 도시중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 답게 고풍스런 건물들과 새롭게 부상하는 산업도시의 풍모가 잘 뒤섞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풍경은 부산하고 때로는 지쳐 있었고 또한 활기로 가득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루이 칸 의 고향이었고 벤자민 프랭클린의 채취가 묻어있는 곳. 흑인들에 대한 민권운동이 불붙었던 곳, 아마도 지명인 필라델피아의 의미가 '형제애'를 의미하는 라틴어원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닌듯 합니다. "견고한 모든 것은 대기속으로 용해된다"는 마르크스의 말을 떠올렸던 첫번째 기착지였습니다. 도시란 공간을 얼르고 먹여 살리는 절대자의 은혜를 생각하며 이제부터 시작되는 여행길을 걸어야 겠습니다. 외롭지 않았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의 명징한 표정과 웃음을 생각하기에.......
위의 사진은 필라델피아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첫번째는 루이스 포레의 사진전이 열린 필라델피아 뮤지엄 오브 아트 입니다. 이곳은 영화 록키 1편의 계단씬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요. 두번째 사진은 뮤지엄 계단아래서 내려다본 필라델피아 시내 풍경을 배경으로 한번 찍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흑백으로 잡아본 필라델피아 시내 풍경입입니다.
위의 사진은 필라델피아 시내 관광 중에서 시 포트 뮤지엄 앞의 바다를 배경으로 한컷 찍어보았습니다. 여행하는 초반부에 비가 많이 왔고 하늘은 뿌연 구름으로 가득했지만 여행객의 소회를 막지는 못하더군요. 다양한 종류의 군함과 배들이 떠있는 박물관 앞 바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와서 찍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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