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태풍 나리가 휩쓴 제주도에서-희망을 위한 도시락

패션 큐레이터 2007. 9. 21. 13:21

 

태풍 나리가 휩쓸고 간 후의 제주도입니다.

참 많이 죄송했습니다. 사실 태풍이 한국을 강타하는 동안 저는

일본에서 너무나도 편한 미술관 여행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오늘 후배가 올린 사진들을

보면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도 목사님을 비롯해서

12명의 자원봉사자분들이 태풍 직후 제주도로 급하게 내려가셔서

봉사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상처를 입은 그 땅에 지금 제가 가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많이 아쉽고 가슴이 저려옵니다.

 

 

부서진 도로와 건물들을 다시 세우고

땅을 정지하고, 그곳의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있을 동료들과 목사님이 생각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독교 연합 봉사단의 일원은 아닙니다만

이번 케냐 봉사여행때도 이 단원으로 참여했었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주까지는

한번은 내려가야 할듯 싶네요.

 

 

목사님은 따뜻한 밥한끼를 참 강조하는 분입니다.

그래서일까....용두동에서 피해를 입고 아무것도 드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우리가 준비한 것은 따뜻한 도시락이었다고 합니다.

  

 

태풍의 피해, 무엇보다도 휩쓸림을 당한 지점에서는

전염병과 새로운 병인들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방제 작업도 해야할거구요

 

 

평소에는 아끼지도 않고 버리기도 하는

그런 생필품들이 품귀현상을 맞기도 할겁니다.....고통속에서 새롭게 배우는 것이겠지요

  

 

그저 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곤 따스한 밥한끼와 그나마 쌀쌀해진 가을저녁

몸을 감싸며 주무실 수 있도록 담요 몇장 드리는 것이 전부이지만....

그래도 고통이란 숙제를 통해, 함께 나눔이란 무기가 여전히 우리의 삶을 지키고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우기를 바래봅니다.

 

 

나눔이란 그래서 좋은것인가 봅니다.....

힘들게 봉사하고 계신 아는 지인분들과 목사님을 보니 눈물이 아련하게 맺히네요.

 

 

다른건 몰라도 빨래하나만큼은 진짜 잘하니까

필요한 수건이나 모포, 담요라도 세탁하고 와야 할듯 합니다.

 

 

도시락도 나누어주고, 그저 다시 한번 일어나시라고

환하게 웃어드리고 싶습니다.....너무 죄송했습니다. 이런줄도 모르고 일본여행에만 젖어있었네요

 

 

 

내려가겠습니다.....

헌신하겠습니다.....

 

 

 삶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고통은 일견에는 그것이 참고 견디기 어려운 것일지라도

그 속에 담긴 뜻과, 시선을 배우고 나면

그것은 우리에게 절대자가 부여한 선물임을 알게 됩니다.

 

기쁨을 나누어서 크게하고

고통은 분담하여 줄이는 것이 우리가 이 생의 적막한 무대 위에서

우리를 아름답고 지고하게 만드는 방식임을 다시 한번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청맹과니처럼 한치 앞을 헤아리지 못한다 할지라도
마음의 눈 똑바로 뜨면 보이지 않는 게 없네 닫히고 막힌 문을 열어
확실한 미래를 예비하는 정자세가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혜안으로 다가오리라

아픔의 질곡을 벗어나 고통의 터널을 뚫고 지나면
기쁨과 행복의 파랑새가 지저귀리라
어려운 상황을 일부러 피하려는 어리석음보다
주어진 조건과 환경을 스폰지처럼 받아들일 때
엉켰던 실타래 풀리 듯 모든 일이 순조롭게 순항을 하리라
시련의 시간이 아무리 길지라도 올곧은 마음과 또렷한 정신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다 보면 금세 목적지가 다가오는 것을
어느새 희망의 무지개가
몽글몽글 피어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되리라......

 

나리가 할퀴고 간 상처의 지점에서 여전히 삶의 따스함을 믿으며

함께 나누고 있는 아름다운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저도 내려갈께요.....고맙습니다.

 

 

30148
 

 
김동률의 <희망>입니다......여전히 우리안에 가득한 희망의 목소리
그 따스한 숨결과 힘을 믿기에 우리는 이 생을 즐깁니다....그것을 즐길 자유를 가진 여러분을 축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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