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있어 표정이란 무엇일까요?
오늘 쉬는 날을 맞아 드디어 프로필 사진을 찍으러 갔습니다.
찍은 사진들을 보며 느낀 몇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다시는 이런짓 안한다
둘째-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한다. 이 얼굴로 이런거 찍는 거 사람들에게 민폐다
세째-이걸 다시 온라인에 올려 자기검열을 하는 나는 도대체 누군가?
예전에는 그래도 좀 괜찮은 인상이지 싶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 싶습니다. 얼굴과 눈가에 왜 그리도 자잘한 주름도 많이
잡히구요. 인물은 왜 그리도 없는지......찍은 사진들을 보는데
좀 우울해 집니다.
세월이 지나가도
비록 눈가에 주름은 많아져도, 선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기도하곤 했는데, 사진작가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인상이 매섭네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말에도 좋다고 헤하고 웃어봅니다.
어제 올렸던 사진 보고 미지님이 홍기가 이쁘다고 하셔서
저는 남자임을 이번 사진작업을 통해서....꼭 밝히고 싶었답니다.
저 남자답죠? 그죠?
살아가면서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어차피 잘생긴 얼굴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 내겐, 그런 말의 부담은 적습니다만
결국 얼굴값을 하라는 말에는, 어찌보면 세월에 따라 자연스레 붙어나오는
마음의 여백이나 표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더욱 해보게 됩니다.
언젠가는 입게 될 턱시도를
한번 입었는데.....영 모습이 어색한 것이 어울리지 않네요.
역시 짝지가 옆에 함께 있어야 어울리는 복장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가
뭐 사실 턱시도를 한국의 경우에는 거의 결혼예복으로 많이 입지만
저 같은 경우엔 해외에서 공관이나 무역관련 파티갈때에 종종 입곤 하거든요
그런데도 여전히 소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진 속 제 모습이 좀 이질적으로 느껴져요
솔직히 이 사진은 예전 대학 1학년 시절때의 서늘한 모습을 그대로
담은 거 같아서 저는 이 무표정이 싫어지내요
그때는 참 웃음이 없었습니다.
무표정한것이, 포커 페이스가 참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왜 했던 것인지......
원숙한 것들 앞에서 원숙한 것들 앞에서
내 눈은 피로한 오후가 된다.
바람은, 나의 內室을 들고 가는 쓸쓸한 음악.
자살하고 싶은 사람들이 억지로 사는 도시엔,
화려한 외로움이 저녁 노을처럼
빗발치는 공휴일. 슬프고 아름다운, 행렬
행렬..... 속에서 시달린 이웃과, 얼굴들에서
나는 행복과 산다는 의미를
버린 오후가 된다.
박봉우의 <표정> 전문
차 한잔을 마실때......차를 우려내고 난 후
컵의 끝잔에 어떤 형태의 패턴이 남는 가를 신경쓰는 나이가 되고
이를 통해 하루의 일진을 계산하는 제 자신이 되어갈때......
박봉우의 시 속에 나오는 도시인의 표정을
저 또한 가져가게 될까......신산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행복과 산다는 의미를 표정을 통해 토해내야 하지만, 그걸 버리게 되는
나 자신이 될까, 그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기계적으로 그쪽으로 끌려가버리게 될까
두렵습니다.
저는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딱 제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낸 표정이자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세월이 흘러도.......장난끼 가득한 얼굴을 사실은
좋아라 합니다. 뭐 나이가 든다고 천연덕 스러운 미소와 환한 웃음까지 잃어버릴수는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안경 속 역시 속일 수 없는
세월의 흔적들.....눈가의 주름이 저를 화나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시민 여러분
홍기랑 함께 아름답게 늙어주실꺼죠? 저는 꼭 아름답게 나이먹고 싶어요
그리고 반드시 나이에 걸맞는 향기......남자의 향기를 가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비록 사진 속 제 모습은 그렇지 못하더라두요.
저......눈가에 주름이 가득해도 이곳에서 저 많이 사랑해 주실거죠?
디온 워윅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That's what friends are for.....여러분이 있어서 항상 용기를 내는 저랍니다.
항상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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