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영화에 홀리다

호랑이와 눈-인생이 아름다운 이유

패션 큐레이터 2007. 9. 20. 23:39

 

어제 집에 들어오는 길에

친구와 함께 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예전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너무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던 로베르토 베니니가 주연한

영화란 점에 끌렸고, 그의 뛰어난 연기력을 다시 한번 보고 싶었죠.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2차 세계대전 속, 그 포화 가운데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었던 그는 이제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또다른 방식의 유쾌하면서도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펼쳐보입니다.

 

 

극중 로베르토 베니니는 학교에서 시를 가르치는 시인으로 출연합니다.

그는 항상 사물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 언어를 더욱 조탁해야 한다고 설파하는 학자이자

시인이자, 대책없이 로맨틱한 인물로 그려지지요.

 

 

그는 매일 밤 꿈속에서 비토리아 라는 여인과 결혼을 합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싯구와 그 속에 녹아든 청혼을 듣는 순간 항상 잠에서 깨게 되지요.

 

 

이 비토리아는 현실 속에서 그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녀 또한 글을 쓰는 모양입니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 그녀는 바그다드로 떠나게 되요

 

 

그녀를 향한 수다스런 베니니의 작업 모드는 번번히 무산되고 맙니다.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는 항상 그녀에게 정신이 팔린 나머지 옷을 바꿔입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기도 하고 약간 정신이 나간 것 처럼 보입니다.

하긴 베르니니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연기의 방식이기도 하죠.

 

 

바그다드로 떠난 사랑하는 여인 비토리오가 폭격을 받아 혼수상태에 빠진 것을

알게 된 베르니니는 별의 별 수단을 다 써서 바그다드로 갑니다.

그곳에서 카오스 상태에 빠져버린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그려내고

아름다운 바그다드의 하늘을 아련하게 수놓는 폭격의 세례와 그 위로 비추는 달빛과 별들의 형상을

그려내지요. 장 르노는 여기서 같은 시인으로서 친구로 등장합니다.

 

 

아수라장이 된 병원 시설은 낙후되고 약은 구할 수가 없고

주인공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온갖 도전과 모험을 거치며 그녀를 위해 약을 구하고

오직 사랑의 힘으로 불가능한 모든 것을 이루어내고 맙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와 그리 다를바 없지요.

 

결말의 엄청난 반전이 있으나.....이것은 여기서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바그다드의 그 찬란한 하늘과, 그 예전 바벨탑을 쌓았던 곳이 바로 바그다드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배워야 했습니다. 바벨탑을 쌓아 신에게 도달하려 했던

인간들에게 신이 내린 형벌은 그들의 언어를 혼란시키는 것이었지요.

 

 

바그다드의 전장, 시인의 입에서 토해내는 영롱한 싯구와

전쟁터의 현실이 극렬한 대비를 이루며 우리들에게, 과연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영화는 질문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그가 보여준 극한상황에서 결코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또 다른 밝음과 힘을 느낍니다.

 

이 영화에는 끝판에 놀랄만한 반전이 있습니다.

그 반전을 풀어내기 위해 사실 섬세하게 연결된 이야기 구조들이있는데

이걸 말씀드리면 스포일러가 되니까 그럴순 없을거 같아요.  약간 인위적인 느낌도 들지만

결국 베르니니 표 로맨틱 코메디로 다시 돌아온다고나 할까요.....

 

그의 영화가 그랬듯....항상 행복한 결말, 삶은 여전히 바그다드의 그 올리브 나무아래서

유장한 리듬으로 흘러감을, 그래서 여전히 생은 아름답고 그것은 반드시 소중한 긍정성 아래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임을 이 영화는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좋은 영화였어요. 꼭 연인끼리 보세요.

아니...차라리 제가 보기에, 부부가 보면 더 좋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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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요 메인 테마음악이 You can never hold back the Spring이라는 곡입니다.
"봄이 오는 걸 막을 수 없어"란 노래인데, 아무리 찾아봐도 이 음원이 없네요.
대신 김현철씨가 부른 Love is를 올립니다.
유튜브에 이 영화의 OST가 있더군요. 포스트를 다 읽고 한번 �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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