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미술 속 사랑 이야기-내 마음에 들어오지 마세요

패션 큐레이터 2007. 9. 10. 01:41



류희선_내마음에들어오지마세요_혼합재료_162×112.1cm_2006

 

가을이 깊어갑니다. 인디언 섬머의 추억을 뒤로 한 것이

언제인가 싶게, 긴팔을 입고 나가지 않으면 집에 들어오는 밤의 시간

피부에 와닿는 냉감각이 점점 더 차갑게 느껴집니다.

류희선의 그림을 보다가 그만 잊어버린 옛사랑의 추억제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류희선_사랑을시작하려면결단이필요해_혼합재료_130.3×162.2cm_2006

 

문화의 제국을 지키는 동안 여러번의 사랑에 빠졌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에게 너무 오래 머물렀다는 걸 알았을때 사랑은 항상 도돌이표가

되어 삼베옷을 입은 내 영혼의 자화상에 덧붙여져야 했습니다.

 

사랑에는 항상 결단이 필요하다는 하나의 사실을 배워야 했고

그 믿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견고해져 갑니다.



류희선_한번열면멈출수없어_혼합재료_130.3×260.6cm_2006

 

쉽게 마음의 문을 잘 여는 타고난 습성 때문인지

사랑이란 달콤한 감각에 항상 상처받고 달아나야 했고, 때로는 꽃에게 길을 묻기도 했으며

그렇게 지속가능한 사랑의 실체에 대해서 질문하고 답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실체도 어떤 답도 내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여는 것이 그림 속 과자뚜껑을 여는 것처럼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류희선_Love Game_장지에 채색_162.2×130.3cm_2006

 

류희선의 작업이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는 현대인들의 문화적인 아이콘인

게임을 빌어 사랑의 문법을 새로 그린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사랑에 빠져 있나요?

따스한 커피 한잔 위에 생크림으로 그려내는 달콤한 사랑인가요 아니면

사랑하는 이의 앞에선 항상 내 호흡의 들숨과 날숨이 가까스로 조아려지는 떨리는 사랑인가요?



류희선_break time_혼합재료_21×35cm_2007

 

커피에서 우러나온 김이 안경에 서려 시선이 흐려집니다.

마치 안개 속에서 부들솜 같은 안개의 입자를 만지는 것 처럼

사랑도 그렇게 처음엔 흐릿한 시선의 빛깔을 안고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류희선_달콤한 사랑_한지, 분채_13.6×13.2cm_2007

 

커피 한잔을 마셔도 사랑이 그려지고

푸른 바다의 황혼� 그 쓸쓸한 영혼의 다비식을 지켜보는 시간에도

온통 마음만큼은 분홍빛, 청록빛으로 가득찹니다. 차가운 바다의 수평선을 껴안고 가는

사랑의 우아한 폐곡선.....사랑의 무늬는 그렇게 내 안에 들어옵니다.

 

 

지난 토요일.....오랜동안 이 블로그를 사랑해 주신 어떤 분을

만났습니다. 이 분이 제게 환하게 피어난 노란 해바라기 한송이를 주시더군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한 것이

더 많은 듯 했어요. 그날 몸이 좋지도 않았고 전날 밤을 새서 많이 피곤해서인지

세상이 이야기를 하다가 졸기까지 했답니다....ㅠ.ㅠ

 


류희선_drawing_설치_2006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 속에 있지 않다.

사람이 사랑 속에서 사랑하는 것이다.

목 좁은 꽃병에 간신히 끼여 들어온 꽃대궁이

바닥의 퀘퀘한 냄새 속에 시들어가고

꽃은 어제의 하늘 속에 있다.

 

이성복의 <꽃은 어제의 하늘 속에> 전편

 

사람이 사랑 속에서 사랑한다는 그말이.....내 머리속을 스쳐지나갑니다.

이 가을의 시간, 누군가 여러분의 마음에 노크하고 있다면

한번 환하게 가을 햇살처럼 열어보세요. 그 사랑....잡아보세요. 그리고 꼭 행복하셔야 해요.....

 

 

29605
 

 
백지영의 노래로 듣습니다. <사랑 하나면 돼>.....
이젠 이런 제목의 노래에 끌리는 나이는 지났습니다만, 여전히 그래도
마음 한구석을 떨립니다....여러분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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