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9

일본판 루저의 인생역전기-영화 '백만엔걸 스즈코'

S#1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지난주까지 한국사회를 들끓게 했던 루저논쟁. '180cm 이하는 루저'라는 여학생의 발언은 '승자독식사회'에 대한 씁쓸한 인정과 비평을 생산했다. 일요일 밤 이면 빼놓지 않고 보는 <개그 콘서트>에 한 대목이 있다. 개인적으로 개그맨 박성광씨를 좋아한다. 그는 SM(..

연애편지에 담아야 할 것들-영화'미래를 걷는 소녀' 리뷰

S#1 영화 <동감>과 <미래를 걷는 소녀> -섬세한 시간의 균열을 메우는 착한 판타지의 힘 대학특강을 갔다. 인터넷이 자유로운 카페에서 글을 쓰다 격세지감이란 케케묵은 표현을 떠올렸다. 내가 캠퍼스를 걷던 90년대 초는 인터넷과 무선통신, 휴대폰과 같은 용어가 세상에 나오기 전이다, 당시 ..

국회의원에게 자격시험이 필요하다-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S# 너의 불행에는 이유가 있다. 나는 일본영화를 좋아한다. 헐리우드의 영화 문법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인 나라. 그러나 가부키와 노, 분라쿠와 같은 일본의 전통적 연희양식을 영상언어에 접합했던 일본은 20년도 채 못되는 짧은 시간 속에 세계인을 놀라게 하는 영화 대국으로 성장했다. 구..

광부의 딸, 댄서가 되다-영화 '훌라걸스'를 보며 웃다 울은 까닭

S#1-나는 춤을 출때 행복하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 언제였나 물을 때마다 '뉴질랜드' 타령을 한다. 그곳에서 1년 4개월 동안 다양한 모험을 즐겼다. 해변가를 말을 타고, 청록빛 갑곶에서 연을 날렸으며 붉은색 소파가 놓여진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카약을 타고 교회에 다녔고,..

우리 모두 정신병원에 갈 시간-영화 '콰이어트룸에 오세요'

S#1-정신병원에 가고 싶은 날 추석이라 모처럼 만에 쉬는 날, 두 편의 인터뷰 기사를 작성해 송고했다. 봉 하자마자 보았던 영화가 한편 있었는데, 리뷰를 쓰지 않았던 영화가 있어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정리를 하자. 극중 주인공처럼, 마치 마감시한을 앞둔 작가처럼 부랴부랴 영화평을 올리려고 ..

순백색 풋사랑의 기억-영화'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하루종일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나는 감정의 흔들림이 없는 편인데, 유독 장마철에 잘 견디지 못하는 성격인 듯 하다. 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때도 겨울학기가 유독 힘들었던 건, 천국같은 여름과 달리 일주일 내내 비가 내리는 벤쿠버의 날씨 때문이었다. 장대같은 비가 사선으로 도시의 콘트리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