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미학 5

내 안에 봄이 올 때까지-영화 <호우시절> 이한얼 감독 인터뷰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은 행복합니다. 만남은 생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열쇠말이 됩니다. 만남은 타인의 시선으로 구성된 세상의 격자 무늬에 내 시선을 담구고, 틀의 세상이 나의 시각 아래 유연해질 때까지 기다림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야만 그/그녀가 보이고, 그/그녀의 세상이 눈에 들어오지요.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날 때, 마치 데자뷰를 체험하듯 낯선 얼굴이 낯익은 풍경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초당 5미터. (영화제목을 한번 써 봤습니다) 그만큼 만남이 따뜻하기에, 과거에 한번 쯤은 만났을 거라는 인지적 착각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그래서 만남이 좋고, 그 만남의 질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덩달아 멋진 사람을 소개시켜 준 사람에게도 더욱 살가운 고마움을 표시하게 되죠. 이번 성탄절을 앞두고 영화 의..

사별의 슬픔을 견디는 법-영화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 리뷰

S#1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저번주 일요일 오후 늦게 씨네코드 선재에 갔습니다. 아트 선재센터가 독립영화 극장으로 변신을 했지요. 그곳에서 상영되는 독일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도리스 되리 감독을 좋아합니다. 예전『파니핑크』란 영화를 통해, 사랑의 조건을 ..

사랑이 나비가 될때-영화 '비몽'에 관한 몇가지 생각

김기덕 감독의 '비몽'을 봤다. 난 김기덕의 모든 필모그라피를 사랑한다. 헤이리에 갈때마다, 간혹 나를 스쳐 지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거나 오프닝에 종종 놀러온 감독의 모습을 살포시 살펴보기도 한다. 물론 그는 참 어려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대학시절 작가주의 영화란 개념을 배웠지만, 데..

영화 '반칙왕' 읽기-내 마음의 골리앗과 싸우기

S#1 타이거 마스크에 대한 기억 초등학교 때였지 싶다. 우리에게 레슬러 천규덕과 여건부의 태그매치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쾌한 볼거리였던 시절. 우린 그때 항상 반칙을 일삼는 타이거 마스크의 병따개를 빼았고 머리빡 한방의 헤딩으로 보내버린 김일 아저씨에게 흥분했었다......세월이 흘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