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현_인조인간알이두이이시삼피오도_지본수묵채색_160×130cm_2006
2006년 겨울로 기억합니다. 그날도 여느때처럼
전시를 보기 위해 거리로 나섰지요.
波狎芽益混 파압아익혼: 행복의 나라
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한자로 제목을 정해 계속해서
뜻을 유추해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전시회 그림을 보면서 아주 뒤집어 졌습니다.
어찌나 유쾌하고 즐거운 그림들이었는지요. 한자로 쓰여진 말은
말 그대로 팝 아이콘(Pop Icon)을 한자로 따온 것이었어요
손동현_막강이인조술액동기도_지본수묵채색_190×130cm_2005
작가 손동현은 한국화를 전공한 화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 속에는 서양문화의 꽃이랄 수 있는
영화의 이미지들이 동양풍의 옷을 새롭게 입고서
나타납니다. 슈렉의 이미지를 이렇게 발칙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손동현_괴물골음선생상_지본수묵채색_160×130cm_2005
위의 그림은 뭐 다시 아시겠지만,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이잖아요
수묵채색으로 그려낸 영화 속 이미지가 유쾌하면서도
한국적인 팝아트로 해석될 여지도 있겠다 싶어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손동현_노날두맥날두선생상_지본수묵채색_190×130cm_2005
1990년대 이후, 거대 담론이 사라지고, 소비가 우리들의 일상적 영역에서
일종의 권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던 그때, 어린 저는 부모님과 함께 백화점 상층에 있는
저 맥도날드 가게에 가서 빅맥을 먹는 것이 아주 큰 나들이었습니다.
솔직히 한그릇의 밥을 먹는것 보다도 더 비쌌던 그 맥도날드 버거
를 보면서 빠른 것이 느린것을 잡아 먹는 효율성의 시대를, 그 첫단추를 끼워야 했던
세대이기도 했지요.
손동현_영웅인구래다불가족도_지본 수묵 채색_130×160cm_2005
영화 인크레디블.....홍콩 출장가는 길에 비행기에서 보았던 영화였어요
수묵 채색으로 그려낸 그림 속 영웅의 이미지는
이제 한국적인 화법이 만화와 카툰의 세계를 껴안고 새로운 세계를 표현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손동현_묘작도(猫雀圖)_지본수묵채색_두루마리 형식, 91×52cm_2006
월트 디즈니의 만화 속 주인공들이
동양의 산수 속에 등장합니다. 분명히 웃기기는 한데, 마냥 그렇다고
하하하 하고 웃기에는 다소 씁쓸한 느낌도 들더라구요.
손동현_미래경찰로보갑선생상_한지에 먹물, 채색_190×130cm
서양의 효율과 엔터테인먼트,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일상의 영역에
하나같이 지배적으로 파고들어오면서, 한국화의 전통성에도
새로운 표현의 방식과 영역들이 생겨나나 봅니다.
어떤 것이 딱히 옳다, 정치적으로 맞다라는 식의 표현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영화 속 이미지에 매몰되어 살다보니, 영화와 자신의 현실을 동일화 시켜서
자괴감을 느끼고 자살까지 하는 세대에까지 이르렀으니까요.
걱정하지 말라구요? 미래경찰 로코갑 선생이 있으니 말입니다.
그림 속 이미지들이 정말 우리를 행복의 나라로 데려가 주는 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오늘은 스티브 브라카의 The Whistler's Song을 골랐습니다.
다가오는 한주 휘파람을 불며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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