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한텐 말 못해. 사랑하고 싶다는 말, 죽어도 못 해.
알리고 싶지 않아.
이렇게 엉덩이가 가벼운 여자 흉내나 내는 걸 알면,
틀림없이 경멸당할 거야.
하지만 나나.
사실은 나도 나나처럼 순수하게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
나나와 렌처럼 강한 고리로 누군가와 맺어지고 싶다구.
있잖아, 나나.
사실은 나 하나도 괜찮지 않아.
타쿠미한테 하룻밤 상대로 버려지는 거 정말 싫어.
어떡하지?
무서워, 나나.
하지만 이제 와서
도망칠 수도 없고
있잖아. 나나.
나나는 나의 우상이고,
나나처럼 되고 싶었어.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 왔어.
그러니까 부탁이야.
다시 한 번 노래해 줘.
있잖아, 나나.
꿈이 이루어지는 것과 행복하다는 건
왜 별개의 것일까.
그걸 아직도 모르겠어.
사람은 결국 모두 혼자고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붙어 있어도 하나는 될 수 없어서
누군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건
절대 무리라고.
절대 무리인 건 알고 있지만..
있잖아, 나나.
지금도 그 탁자 너머로
나나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 날은 없어.
마음으로 이름을 되뇌인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
.
.
.
있잖아, 나나.
만약 우리가 연인사이였다면
그건, 서로를 꼬옥 품에 안으면
메꿔질 수 있을 만한
틈이었을까?
아니면 이런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힘겨운 것일까...
나나를 독점하고 싶었던 게 아냐.
나나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을 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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