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만에 좋은 책이 나왔다. 미디어 연구와 텍스타일, 전자기술 분과의 전문가들이 모여 디지털 시대의 웨어러블 개념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다양한 인접학문과의 융복합이 대세인 시대, 아니 대세란 표현보다 원래부터 이랬어야 했다고 말하고 싶다. 근대의 학문적 경계가 여전히 이익집단들(지식노동자와 교수들, 학계)의 개인적 킹덤으로 존재하는 이 나라에서, 대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이끌어내는 것은 당연한 숙제다.
이외에도 웨어러블 디자인에 대한 실천책을 볼 필요가 있어 몇 권 더 주문했다. 미래의 시대는 한줌의 감성과 고기능성 패션의 시대로 나누어지는, 이른바 패션의 분극화가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다. 이런 시대를 대비해, 예전 전자회사에서 오랜 이력을 쌓았던게 오히려 이익이 되고 있다. 나로서는. 상품기획과 기업전략이라는 세계는 사실 경영에서는 친한듯 하지만 엄연히 다른 두 세계였다. 상품기획은 제조와 마케팅이라는 중간 층위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세계인 반면, 기업전략은 추상화된 언어와 수치로 풀어내는 장기의 비전이기에 그렇다. 모든 경영책은 이 두 세계가 원할이 함께 소통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상위의 기업전략이 모든 중간/하위의 의사결정을 리드하기 마련이다. 실무와 관련된 한국 내 전문가들을 찾아보곤 하는데 참 아쉽다. 웨어러블과 관련해서는 MIT 대학에서 특정 과정 하나를 밟고 싶다는 생각까지 해봤다. 미래의 옷, 미래의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은 요즘, 이쪽 관련 학과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찾아보고 있는데, 조만간 작은 패션전시라도 열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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