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슈스케 장재인, 왜 사는게 쓰다고 했을까

패션 큐레이터 2011. 3. 3. 13:29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하는 Beautiful Box 캠페인이

진행중입니다. 언론에도 보도되었듯, 명사 100인이 새해 인사를

캘리그라퍼 강병인 선생님께서 일일이 수고로 다시 써주셔서 예쁜 액자에 담아

경매에 부쳤습니다. 수익금 전액은 결식아동을 비롯한 선한 일에 씁니다.

 

 

박원순 변호사님과의 작은 인연으로 연결되어

부족하나마 글귀 하나와 소장품을 내놓게 된 행사였습니다.

한국 최고의 캘리그라퍼 답게, 행사 첫날 뵈었던 강병인 선생님께서

제 글씨를 쓰면서 느낀 소회를 알려주시더군요. 패션 큐레이터답게, 일반 붓 보다

펜을 가지고 글씨를 형상화했다고요. 많은 분들이 강병인 선생님을

잘 모르실텐데요. 간단하게 자주 드시는 소주에 써진

글씨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것 외에도

너무 많은 작품들이 있죠.

 

 

글이 너무 길어서 선생님께 보내드린 pt를 따서 올립니다.

펜으로 흘려 쓴 글의 내용입니다. 저는 실과 바늘로 이뤄진 세상을 좋아합니다.

바늘은 때로는 인간의 피부를 찔러 피를 내기도 하지만, 상처와 아픔을 봉합하는데 쓰이기도 하죠.

단순하게 한 벌의 옷을 만드는 소도구가 아닐겁니다. 우리가 입은 옷은 하루를 열어주는

단순한 소도구가 아닙니다. 일상의 예배를 끝까지 지켜주는 무기가 되고

우리자신을 드러내는 소중한 기호입니다. 희망을 담는 그릇이죠.

우아한 사회는 타인의 옷차림으로 인해 모욕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의외로 성취하기 쉽지 않아요

 여러분이 하셔야지요.......

 

 

많은 분들의 글이 있어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만화가 이현세님의 글이고요......

세상은 마법이다. 저는 이 표현에 동의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연대가 필요하고

조직이 필요하고 집단적 인간의 열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 조차도 가장 중요하게 표현한 것은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자율적 주체였습니다. 이들이 한발자욱씩 꼭 같이 손잡고 걷지 않아도 꿈의

빛깔이 같다면 언젠가는 조우하게 되어 있지요. 그게 인생이라는

마법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축구감독 홍명보 님의 글입니다. 각기 다른 돌 세가지를 놓고 초를 피우게끔

만들어 놓은 액자가 눈에 들어오지요. 다름을 그름으로 읽는 이상한 사회 내의 분위기 혹은

교육에 의한 관성 때문에 우리들의 소통은 매일 힘이 듭니다. 이 버거운 껍질들을 하나씩 태워나가면 좋겠어요.

 

 

파워블로거에서 요리연구가로 활동중인 문성실님의 글이군요.

이날도 뵈었는데 인사 나눌 시간이 없었습니다. 자선 캠페인에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더라구요.

참 이름만큼이나 성실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도 한번 뵈었지만 괜히 인기

블로거가 되는 건 아니겠다는 생각을 이 분을 보면서 했답니다.

 

 

가수 크라잉넛의 글입니다.

새벽기차를 타고 어디론지 달리고 싶을 때

현재 나를 둘러싼 관성의 힘으로 부터 박차나가고 싶을 때

블랙 목판 위에 하얀 붓터치로 그려놓은 글씨의 궤적을 따라 마냥 달려나가고 싶습니다.

 

 

슈퍼스타 케이로 인기를 얻은 가수 장재인씨의 글입니다.

이날 와서 여러곡을 불러주셨어요. 사는게 쓰다......참 이 문장이 좋네요.

사는과정은 신산하고 쓰지만 만남이란 달콤한 설탕이 있어 행복합니다. 쓰다....는

Bitter란 뜻과 Write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갖는게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장재인씨는 이날 처음 만났습니다. 원체 텔레비전을 보지 않다보니

사실 슈스케도 잘 몰랐어요. 그만큼 제가 손방이랍니다.

 

그녀의 말처럼, 혹은 독특한 창법 속에 녹아있는

작은 끅끅거림이 제겐 유독 와닿더군요. 사는게 쓰지요?

이걸 다시 말하면 사는 건 항상 누군가에게 글을 쓰고 쓴 것을 먹으며

때로는 쓴 것을 삼켜야 하는 것임을 말하려는 게 아닐까요?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랜 동안 음악 생활을 해온 그녀가

세상을 향해 줄 수 있는 멋진 메시지입니다.

 

 

3월 7일 이번 명사 100인의 캘리그라피가 열리고 있는

두성 페이퍼 갤러리에서 희망 강연을 합니다. 2시부터 4시까지 저보다

백 배는 멋진 분이 첫 부분을 장식합니다. 버즈 두바이의 수석 요리사였던 쉐프

에드워드 권님이 요리를 이어서 저는 패션 강의를 합니다. 요리와 패션, 꽤 멋진 궁합입니다.

오실 수 있는 분들은 와주셔서 함께 해주셔도 좋겠네요. 아....

이때 골무 소장품 경매도 한다네요......

 

 

42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