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짙은 카카오 향을 맡으며-블로거 울프걸님을 만난 날

패션 큐레이터 2009. 1. 23. 09:00

 

 

요즘 계속 부산한 일정들을 소화합니다.

3일동안의 설이지만, 짧은 부재의 시간을 채워내려면

외국 고객들에겐, 더 많은 관심을 주어야 하고, 이번에 출간된

<하하 미술관>이라 제 책의 대중적 속성 때문에, 어떻게 마케팅을 할지

고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출판사에서 책을 20여권을 받았고

아껴주셨던 블로거 분들에게 하나씩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블로거 뉴스나 다음 메인에 미술 관련 글이 뜨게 된 것에는

이 분들의 추천이 사실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고, 온라인 상에서의

에디터쉽이 실제 세상에 옷을 입고 나간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

무리해서 출간하게 된 책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책 핑계를 대고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블로거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꽤 오래전, 블로그 공간이

생성되기 전 칼럼시절 글을 써오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분이

이 울프걸님인데요. (http://blog.daum.net/wolfgirl)

 

상당히 개성있는 문체, 간략하면서 호흡이 조율된 문체를

가진 블로거입니다.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존 콜트레인의 음악이 떠오르고

『부에나비스타 쇼셜클럽』이란 영화가 떠오르고, 담배 한 가치와, 재즈, 푸른 조명 아래 춤추는

여인의 나신이 떠오릅니다. 널부러진 노트와 펜이 떠오르는 글.

 

 

혜화동에서 만나 드디어 사진도 찍었는데

끝내 얼굴 전체를 공개하지 않으시고 가리시는 군요.

오늘은 커피 대신 순도 78퍼센트 이상의 신산하면서도 쓰고

또 끝맛은 달콤한(형용모순같이 느껴지지만) 클래식 쇼콜라를 마셨습니다.

 

너무 진해서 시간이 흐르면 응고되는 정도가 강해

빨리 타액을 녹여내어야 할 정도지만, 참 좋았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글의 빛깔이나 결로 알지 못하는 면들을 발견하는

시간은 행복합니다. 블로그 공간에 대한 우려와 걱정, 미래에 대한 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은 깊어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로 난 소단한 숲길을

걸어갑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만나는 이들은 이중의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하나의 얼굴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자신의 브랜딩에만 열을 올리는 집단도 있고, 나눔과 소통을 끝까지 고집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색깔이 같은 이들은

연두이건, 레드건, 겨울눈 내리 숲 길에 함께 연착륙함으로써

산새의 빛깔을 돋보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그러하길 소망합니다.

겨울숲에 내린 백색의 눈이 연두빛 대나무숲의 청신함을

오히려 빛내주듯, 끌어주고, 믿어주는 방향성의 참된 길을 가길 바랍니다.

 

오늘의 만남에 감사하며.......

울프걸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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