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성균관 대학교에 갔습니다.
패션과 문화라는 1학년 학생들을 위한 교양수업에서
게스트 스피커로 <미술 속 패션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서였죠.
성균관 프레쉬맨 렉쳐 클래스의 일환이라고 하더라구요. 외국에서 대학을 다닐때
흔히 학교에 전공분야에 관련없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요즘 대학들이 외국의 시스템처럼
이런 기회들을 많이 만들고 있더라구요.
<딸에게 들려주는 미술사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
3명이라는 이야기는 자주 들으셨을 겁니다. 그중 세째가 이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에 재학중이죠. 사실 세째딸 아라가 지도교수님에게
적극적으로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참 운도 많습니다.
덕분에 캠퍼스에도 가고, 1학년생들도 보고 기분좋은 하루였네요.
저는 처음에 <패션과 문화>라는 수업이길래
의상학과 학생들을 위한 수업인줄 알았는데, 다양한 인문,사회과학도들도
함께 청강하는 수업이더라구요. 그래서 옷을 통한 사회학적인 상상력을 가지라는
말을 더 쉽게 할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졸리지(?) 않은 강의를 한 탓에
흥미로운 표정을 보면서 1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대학생 그룹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면서 캠퍼스의 풍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낭만(?) 보다는 취업을 위한 실제교육이나
세미나와 연구모임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고요.
저는 이 블로그에서 수차례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을겁니다.
제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우리말 표현이 "우리때는 안그랬는데"란 말이라고요.
요즘 세대의 아이들이 정치적 미감과 감수성이 매우 약하다보니
흔히 기성세대들, 지금의 386 세대들은 아이들을 가리켜,
격동의 80년대와 90년대 초반의 사회적 상황을
대입시켜 비교하곤 합니다.
자본의 힘에 포섭되어가는 대학가의 풍경이
제게 생경하고, 마뜩찮은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게 될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학에서 배우게 될 아이들에게 희망을 포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지요.
학문적 경계가 무너지면서, 서로의 상상력을 빌리고 사용하는 일에
익숙한 세대고, 그 속에서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의 씨앗이 발아되리라
저는 믿고 있답니다. 1학년생을 만날때 가장 기분이 좋아요.
저는 패션이 아트와 결합할때
사회의 다양한 요소와 숨겨진 힘을 밝혀내고
그것을 마치 한땀 한땀 짜깁어 갈수 있는 바늘과 같은 역할을
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으로 시각문화의 문법을 밝혀내고, 문화의 심층을 읽고
옷을 입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생각의 방식을 타진해보기도 하고요
패션과 아트와 결합하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상상력의 모습은 더욱 풍성해질수 있는
우리내 삶의 면모들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때
지식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생각의 거리들을 편집해낼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왔습니다. 꼭 좋은 소산이 되길 바래봅니다.
오늘 문화잡지 월간 <탑클래스>의 기자님과
삼청동의 갤러리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따스한 기운이 도는 붉은 벽돌로
벽면을 장식한 레스토랑 겸 갤러리에서, 사진작가분이 페이지에 들어간
사진도 멋지게 찍어주시고, 기분이 좋았네요. (화보찍는 느낌이었어요)
문화적인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시간이 흐르는지를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된 다는 것입니다.
<알바이신의 고양이>를 쓴 정세영 작가님을 소개해주시기로 했답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 알함브라 궁전과 마주보는 달동네 알바이신의 모습
그곳의 고양이들을 담아낸 사진작가 정세영님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꼭 한번은 만나봤으면 했는데,
생각지 않게 인터뷰를 하다가 기회를 얻었네요. 이뿐만이 아니었어요. 프랑스에서 모자 디자인을 배운
국내 최초 모자 디자이너를 만날 기회까지 얻었거든요. 이분이 수집한 고전 모자들을 볼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
진작 이 분을 만날수 있었더라면 <샤넬 미술관에 가다>에 나오는 모자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블로그를 쓴 덕에
만나고 확장하고, 성장하는 저를 봅니다. 감히 성장이란 단어를 써봅니다.
그러나 결국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곳에 와서 저와 함께 해준 모든 분들때문에
얻게 된 삶의 선물이지요. 그래서 함께 기뻐하고 감사하길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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