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패션, 세상을 콜라주하다

패션 큐레이터 2008. 9. 2. 18:59

 

 

오늘 서둘러 간식을 먹고 회사에서 차를 몰아

분당 서현역에 갔다. 그곳 삼성 플라자 문화센터에서

<샤넬 미술관에 가다>를 강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9월들어 부쩍 강의요청이

많다. 시립미술관에서 부터 백화점, 대학 강단에 서야 할듯 한데

재미있는 건, 어떤 단체인지, 혹은 어느 동네인지에 따라

강의를 듣는 이들의 문화적 코드랄까 혹은

요구사항들이 조금씩은 다른 것 같다.

 

어차피 강의내용은 프레젠테이션으로 계속되기에

약간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도 되어서,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

스타일링을 해보기도 하고, 옷과 관계된 개인의 역사랄까, 재미있는

후일담도 함께 수다처럼 편하게 나누고 했음 좋겠다.

 

그만큼 옷이란 것이 알게 모르게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거기에 담긴 사연들도

많고, 오죽하면 에두아르트 푹스는 옷 주름, 드레이프 하나에 담겨있는

사회/정치적인 영향력을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2000페이지의 책이 필요했을까.

 

 

처음엔 백화점 문화센터라고 했을 땐......대충해도 되겠지라고

생각을 했었다. 분당 서현점의 경우는 의상학을 전공하신 분들도

많아서 질의응답의 수준이 높았다. 물론 예상은 했던 바다.

 

옷에 담긴 뒷 이야기들과 더불어 스타일링에 대한

요구도 있고, 개인의 이미지 컨설팅에 도움이 될만한 팁을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며 돌아왔다. 중요한 것은 패션과 미술이 서로 결합하며

시너지를 낼수 있다는 것과, 자신의 옷입기 방식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왔다.

 

이 강좌를 통해 나는 사람들에게

패션과 미술의 경계를 허물때 얼마나 다양한 상상력이

태어날 수 있는지, 서로가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어 줄수 있는지를

말해볼 생각이다. 우리 스스로 경계를 짓고, 그 속에서 집을 지으며 살아간다.

원래 개념정의란 뜻의 Definition이란 뜻을 라틴어원으로 찾아보면 '울타리를 치다'란 뜻이다.

그만큼 내 자신의 색깔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학문적 노력일 수 있다.

그러나 다원화된 사회에서 자신의 경계를 벗어나 타인들의

생각의 빛깔을 읽고 그것을 내 살에 덧붙이는 작업은

매우 유용하기에, 이런 작은 수업이나마 작은 삶의 이야기들을

콜라주 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싶다.

 

 

회사에서 몰래 몰래 빠져나가 수업을 하는 재미가

솔솔하긴 하지만, 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소수의 점포를 골라

강의하기로 했다. 사실 강북까지 가지가 쉽지도 않고 말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 이미 내 책을 사서 본 독자분들을 만나 사인도 해드리고

책 내용보다 더 충실하게 알려드리고 싶은데 부족한 마음만 가득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지 싶다. 나오는 길, 비 개인후 도시의 하늘이

이렇게 청명한 푸른색인지 몰랐다.

 

청신한 하늘빛깔 만큼, 내가 채워갈 시간들도

시원한 우물물처럼 사람들에게 갈음되기를 바래보면서......

 

 


내일은 대치도서관에서 <샤넬 미술관에 가다>를 강의합니다.

대전시립미술관 강의는 시간상의 문제로 10월 2일로 조정했습니다.

대신 9월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특강을 합니다.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이라서, 상상력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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