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엑스에 갔습니다. 서울 캐릭터 페어 2008를 보기 위해서였죠.
토요일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님들이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눈이 부시더군요. 최근 문화현상을 읽어가는 코드 중에
키덜트 현상이란 것이 있지요. 어른이지만, 어린시절 경험했던 캐릭터나
상품들을 여전히 좋아하는 소비자층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1998년 삼성역 코엑스에 일본 캐릭터 상품을 파는
가게가 생겼었는데, 그때 사무실이 코엑스 근처였답니다.
여름 휴가비를 전액 토토로 세트를 사는데 썼다가
집에서 쫓겨나야 했습니다.
어린시절 좋아한 헬로 키티를 보는 순간
어쩜 그리도 소품이라도 하나 갖고 싶은지.....음 했습니다.
헬로키티가 약간 핑크빛 공주들을 위한 상품이라면
쿵푸소녀 뿌까는 강인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라고 할수 있지요.
쿵푸소녀란 캐릭터 때문에 처음 중국에서 만들어진 캐릭터인줄
알았던 주인공이네요. 요즘 해외에서 독특한 개성을 인정받아 패션회사 베네통과도
협력 작업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대형 캐릭터 제작업체들과 더불어 작은 중소규모 회사에서
내 놓은 독특하고 사실주의적인 캐릭터들도 나름대로 멋졌습니다.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캐릭터를 이용해 쿠키를 굽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캐릭터였습니다.
계란의 이미지를 독특하게 형상화한 캐릭터인데
기본적으로 노랑색을 많이 써서 전체적으로 매우 밝고 따뜻합니다.
캐릭터는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 시대의 새로운 페르조나와 같습니다.
일종의 가면이란 뜻이겠지요. 내 자신의 감정을 투사하고 싶은 대상, 혹은 인물을
캐릭터로 만들어 소유하거나 따라함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갖는 겁니다.
예전 백화점에서 바이어로 활동할 때 아동복을 했기 때문에
아동패션과 더불어 잡화도 맡아야 했었습니다. 이 잡화에 크게 들어가는게
신발과 가방이거든요. 제가 일할땐 포켓몬스터가 그리도 인기더니, 요즘은 포로로가 대세더군요.
하긴 이제 이 분야에서 일 안한지 오래되어서 저도 새로 알게 된 캐릭터가 너무 많네요.
초등학교 때 일본 출장이 많았던 아버지가 선물로 사오셨던 도라에몽
도라에몽을 타고 웃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해맑지요.
개인적으로 박수쳐주고 싶었던 캐릭터였습니다.
이번 캐릭터 페어에 보니, 지방의 특산물이나, 혹은 한국의 전통적인 상징들을
캐릭터로 만들어서 나왔던데, 예전에도 이런 시도는 많았지만, 항상 그 퀄리티 문제를 보면
많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제품들은
그렇질 않았습니다. 항아리 귀신과 도깨비 형상을
캐릭터로 작업한 모습 어떠세요?
전시장을 걷다보니 국민스타 상근이를 캐릭터로 만드는
회사도 등장했더군요. 이벤트로 실제 상근이를 페어에 데려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있더라구요.
위의 상근이의 이미지를 본떠 만든 캐릭터입니다.
든든하지요? 원래 상근이는 프랑스산 그레이트 피레니즈입니다.
사역견이라 덩지가 좋죠. 수컷은 보통 50kg 정도가 나가니까요. 1박2일 프로그램의
스타로서 우리들앞에 자리잡더니 이제 캐릭터 사업에도 등장합니다.
사진을 찍은 포토존은 냉장고 나라 코코몽입니다.
투니버스에서 하는 만화의 캐릭터 주인공들이죠. 집에 있는 냉장고 문을 열면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들이 신비의 얼음물고기에 의해서 저마다 각기 다른 생명력을 가진 동물
(오이는 악어로, 홍당무는 당나귀로, 버섯은 하마로, 완두콩은 돼지로, 파는 닭으로 등)캐릭터로 새롭게 태어나죠.
제가 안고 있는게 소시지 원숭이 '코코몽'이고 그 옆에는 계란토끼 아로미 입니다.
왼쪽은 Daum 키즈 짱 서비스에서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아기 공룡 디보입니다. 옅은 보라색 공룡이죠. 영어교육을 담당합니다.
쿵푸소녀 뿌까입니다. 빨강색 차이나 칼라가 잘 어울리죠.
개인적으로 오른쪽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이름을 외워오지 못했습니다.
꼭 나무 늘보를 형상화 한것 같은데, 너무 편해요.
하늘을 나는 집을 후토스 전시장입니다.
특이하게 형형색색의 미니볼로 방을 채워 아이들이 놀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여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 캐릭터 아기 공룡 둘리.....볼때마다 좋아요.
일이 잘 안풀릴 때 둘리가 '호잇' 한번 해주면 좋겠습니다.
여기는 드라마 온에어에 등장했던 고양이 캐릭터입니다.
고양이의 눈을 매우 사실적으로 처리했네요.
괜히 정이 가는 캐릭터였습니다. 오렌지색 머플러도 너무 좋고요.
은근히 중독성을 가진 캐릭터인듯 해요. 제가 단순하면서도 따뜻한 캐릭터를 좋아해서인지
이 인형을 하나 샀습니다.
이 친구는 잠수인형 뮤고요....독특해요.
빨강색 잠수고글이 얼굴의 3분의 2를 차지한답니다.
역시 뭐니뭐니해도 고전적인 캐릭터 테디 베어를 떼어놓을 순 없지요.
눈깔사탕을 들고 좋아하는 옅은 커피빛깔의 테디는 많은 아이들의 분신과도 같지요.
여행도 같이해야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지요.
그래서 외국에선 테디베어를 흔히 Transitional Object 라고 하더군요.
아이에서 소년기로 성장하기 전 과정을 함께 하는 존재라는 뜻이겠지요.
개인적으로 테디 인형을 좋아해서 6개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친구 딸과 조카들에게 4개를 빼았겼고, 겨우 2개 남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파주 테디베어 박물관에 가서 한번 테디베어만 제대로 취재를 해서 알려드릴께요.
테디가 미국의 테오도로 루즈벨트에게서 연유한 것은 아시죠?
서비스로 아이들 얼굴도 그려주고
한쪽에서는 크레파스와 색연필로 캐릭터 그리는 작업도 하고
엄청나게 분주하더군요. 오랜만에 제 안에 있는 키덜트의 욕망을 가득 메우고
왔습니다. 3시간 넘게 봤는데 보면서도 지칠줄 모르겠더라구요.
토요일도 지나가고 있네요.
시간의 속도가 점점 빠르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어린시절 함께 했던 도라에몽을 봐서 좋았습니다. 캐릭터 비즈니스는
하나의 주인공을 성공시키면 연결된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선진국형 비즈니스입니다. 아이들에게 장난감 하나 사줄때도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서 골라보세요. 행복한 주말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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