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그림 속 '삼성 파브광고 걸' 을 찾아서

패션 큐레이터 2007. 5. 15. 01:27

 

아버지는 개인적으로 바둑을 취미로 즐기십니다.

케이블에서 하는 바둑 프로그램을 좀더 크고 멋진 화면으로 보시겠다며

오랜동안 거실을 지키고 있던 구형 텔레비전을 최신 디지털의 큰 화면으로 바꾸셨어요

 

우연히 텔레비젼을 보다가 삼성전자의 PAVV 블랙패널 광고를 보았습니다.

LCD 관련 업체들과도 연관을 가지고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다루었던 품목이 LCD 부품이 들어가다 보니

관련된 용어들을 익히곤 했지요.

 

 

화질에 대한 설명을 하려는 모양인데

저는 사실 광고속에 등장하는 여성 모델들을 보면서

최근 인사동을 거닐다 보았던 어느 신인작가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김서연이란 작가인데요

그림 전체의 화면이 아주 밝지요

그래서인지, 인사동의 모 갤러리에서 한 이 전시회에서

놀랍게도 상당수의 그림에 SOLD OUT 표시가 붙어있더군요

 

 

작가가 그려내는 여성들의 이미지엔

여지없이 큰 눈망울과 입술이 거의 과장된 이미지로 그려져 있습니다.

사실 작품은 밝은 색조을 중심으로 한 투명에 가까운 반투명의 유화들이 대부분입니다.

유화를 매체로 사용했지만 물빛 머금은 수채화의 장점을

그대로 껴안고 있는지라 경쾌하고 가볍습니다.

 

 

이 작품 처음 보는데 그리 매력을 느낀 건 아닙니다.

청량감을 주기 위해서 밝은 이미지를 주조로 사용했다고 하지만

사실 강하게 메이크업 되어 있는 이미지가 전면에 가득하고

어떻게 보면 지나친 색조화장에

눈빛의 내면은 드러나지 않기도 하지요

 

 

작가는 이 여인들의 눈빛을 통해 뭘 말하려고 했을까요

사실 작가는 캔버스의 이면으로 심각한 그림 자체의 의미나 철학들은 남겨두었다고

간단하게 평하고 맙니다. 그만큼 그냥 가볍게 그 자체로 소중하게

보아 주었으면 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대화할 때 누군가의 눈동자를 보며 이야기를 끌어나간 다는 것이

쉽지 않지요. 눈이 마음의 창이듯, 결국 눈빛엔 데면데면한 낮빛에서 감추지 못한

내 안의 풍경들이 투영되는 그런 장치니까요.

 

사람의 눈동자에서 아침이슬의 슬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의 눈물 속에 갖쳐 또 눈물을 지으며

내 살갖 깊숙히 파고드는 고독의 흔적들을

그 눈물의 형상으로 지워버릴때......

 

사람들은 그 눈빛을 보기를 두려워하거나, 그리워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파브 광고 속 노랑색 여인의 모습이 왠지 이 그림을 보는데

떠올랐고, 블랙 패널이나, 색감의 화려함이 더욱 두드러지더라구요

 

 

 허공 속에는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있다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눈동자가 있다

    내가 무엇을 먹는지 내가 무엇을 입는지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이 눈동자는 단 한 번도 나를 지우지 않는다

    이 지상에 나의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나의 이름도 나의 모습도
    내가 맺은 수많은 인연도
    마침내 나의 목숨도
    이제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때로는 나의 몸짓에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눈물 젖을 때도 있었으리
   때로는 내가 사용했던 언어에
    마음의 강 깊게 흐리지 않았으리

    어둠에 누워 내 돌아갈 허공을 바라보면
    나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사랑의 눈동자가 있다

 

유국진의 <사랑의 눈동자> 전편

 

박정현의 노래로 듣습니다. <나의 하루>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가요? 눈망울이 그렁그렁 아니면

활짝 피어오르고 있나요? 저는 여러분의 모습이 후자가 되길 기도할께요. 행복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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