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시네마 패션

마리 앙트와네트-패션 스타일을 배우다

패션 큐레이터 2006. 11. 9. 09:34

 

새벽 아침.....삶의 출정식을 매일 경험하는 제겐

흐려서 더욱 야위어진 구름 사이로, 소잔한 빗망울이 만개하듯

떨어질때면,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커피의 향이 그리운 법입니다.

요 며칠, 캔 로치의 영화가 주는 장중함이랄까, 미술사적으로 하면

다소 바로크적인 무거움이 가득했던 화면과 글들, 이어지는 존재에 대한 성찰

이런것들이 이곳을 사로잡았습니다.

 

 

항상 진중하고 무겁기만 하면 삶은 또한 무미해지기 마련이지요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사람들을 만나고, 예산을 조정하고, 또 그렇게 오전을 맞습니다.

떨어지는 빗망울이 내 무거운 보스턴 스타일의 안경테를 휘둘릴때면

눈물과 빗물은 상호침투하고, 그렇게 나를 둘러싼 풍경을 새롭게 만들어 냅니다.

 

빗방울을 핑계삼아 안경은 마음껏 세상을 왜곡시키지만

세상끝 어디쯤 화살처럼 박혀 버리고 싶은 이때입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더욱 밝아지도록

노력하길 좋아하는 저입니다.

 

밝아지려면, 밝은 옷과 밝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법이죠.

그게 저의 주장입니다. 오늘 이런 우중충함을 떨어버리고, 명태덕장의 박힌 말뚝마냥

쓸모없는 쓸쓸함의 소외를 지워버릴 멋지고 예쁜....제 초딩 사촌은 에뿐이라 발음합니다.

영화 한편 읽어보려 합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이 이제 어였하게 커서

감독이 되고, 그녀가 이렇게 또 미국인의 시각에서 만들어낸 '마리 앙트와네트'

오늘 행복한 영화 산책, 시작합니다.

 

 

영화가문에서 태어난 영화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감독답게

무엇보다도 스타일과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답게

이 영화는 로코코 시대의 마리 앙트와네트를 통해 패션의 극단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화들 저는 조아라......합니다.

 

영국의 귀족풍 의상들이 빛나는 센스 앤 센서빌리티, 그 빅토리아 풍의 의상들

1920년대의 혼돈의 시대, 변혁의 시대를 패션에 담았던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무엇보다도 빅토리아 시대의 절대적 지존의 패션을 그렸던 영화 < 엔젤 앤 인섹트>

아쉽게 이 영화는 한국에 안들어왔습니다. 저만 유럽에서 꿀꺽 보았다죠....은근히 자랑하고 있네요

 

 

로코코 시대는 여성적인 문화가 판을 친 시대입니다.

이전 바로크의 남성적인 웅장함이 여성의 내밀한 공간, 따스하고 마치

갓 끓어낸 조갯살 차우더의 희뿌연 따스함을 맛보는듯한 시간의 문화. 이 당대의 패션은

바로 이런 샤방샤방한 문화를 그대로 드러내지요.

 

연인을 위해 살짝 눈 한번 흘겨주는 저 센스!

 

이 당시 여인들은 루즈를 바르고 머리는 퐁파두르 공작부인을 따라

머리에 항상 새의 깃털과 꽃을 꽂아 장식했습니다. 당시 남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향수산업은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마리 앙트와네트'로 하여금

세상의 모든 향수를 다 쓰고 말게끔 만들었지요.

 

 

로코코 시대부터 시작된 하이힐의 문화

흔히 뮬이라 불리는 뼈쪽 구두를 신고 핑크빛 발톱 소재를 위해 루비가루를 빻아

가죽으로 하루종일 시녀가 문질러야 했던, 어찌보면 노동자 계층들은

하루 먹거리가 힘들어 죽어가는데, 또 한편으로는 이러한 럭셔리 걸들이

존재하던, 뭐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시대였습니다.

 

정말 그녀의 모습이 저 달콤한 케익처럼......

그렇게 느껴집니다. 역시 패션은 먹는 것이다(?)란 진부한 유혹의 코드를

또한 써먹고 마네요.

 

 

당시 로즈 베르탱이란 전속 디자이너를 둘만큼

잘 나가던 패션 리더였던 그녀의 모습이 영화속 의상을 통해 너무나도 잘 녹아 있지요

 

이뿐만이 아니라, 항상 전속 헤어디자이너를 데리고 다녔다고 하죠

16살 어린 나이에 오스트리아의 공주였던 그녀는 화려한 베르사이유를 중심으로

자신의 패션코드를 새롭게 익혀내고 배워갑니다.

당시 베르사이유의 수많은 거울, 이 제조업은 또한 패션과 더불어

프랑스를 먹이던 큰 산업이었습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드레스는 흔히 파니에라 불리는 당시의 지배적인

드레스 양식입니다. 옆쪽으로 풍성하게 벌어진 스타일인데, 이걸 입고 문지방을

통과하지 못하는 웃지못할 스토리들이 벌어지곤 했다고 해요

 

 

항상 한껏 차려입고 베르사이유 궁을 산책하던 여자들

모슬린 소재의 시원한 드레스와 그 속을 받치는 수도 없이 많이 껴입은

가터벨트와 페티코트의 무게로 항상 몸을 앞으로 숙일수 밖에 없었던

여자들이 살았던 시대입니다.

 

 

물론 이 영화는 프랑스의 상당히 중요한 시기

구제도, 앙시엥 레짐이 무너지고 새로운 혁명의 진화 속에 놓인

중요한 시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프랑스인이 아닌 미국인의 시선으로 그려진

영화라는 것이 이번 칸느에서 꽤 좋지않는 점수로 작용했던 것은 사실이지요.

 

사실 뭐 그녀가 정치적 책략이나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양이 되었다는 식으로 그려져서는 안됩니다.  그녀의 사치욕은 정말이지

말이 안되는 수준이었거든요. 당시 왕실 재정의 반을 옷을 사입는데 썼던 사람이에요

좀바르트의 '사치와 자본주의'란 책에 그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 당시 남자들을 트라이코트라고 해서

삼각모를 공식적으로 쓰고 다녔고요, 바지는 항상 무릎까지 오는 팬츠와

아래 스타킹을 신었답니다. 이때는 부츠가 일상용품이었어요.남자들에겐

 

 

이 당시 중국에서 수입된 팬, 편부채와 파라솔은

귀족 부인들의 패션 악세사리 일호 아이템이었습니다.

 

이때부터 궁정에서는 이 부채를 이용해, 사랑과 정열을 전하는

부채언어를 또한 만들게되지요. 이 모든 것들을 자세하게 제 책에서 다루어놓았답니다.

은근히 책 자랑 하고 있네요. 하여튼, 던스턴이 연기한

그녀의 마리 앙트와네트. 이제 곳 한국에서도 상영을 한다고 하니

DVD로 꼭 소장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식사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제겐

이런 영화들이 너무나도 좋답니다. 아 조아라.....

 

어두었던 표정들이 밝아지셨나요?

영화속 화려한 의상과 달콤한 케익......오늘 한번 지름신이 저를 사로잡지 않을까

싶네요. 미소니 니트가 너무 예뻐서요.

 

 

 

글을 쓰고 나니 비가 그쳤습니다. 이런날은 란다의 Rain is over 가 제격이지요

연주속 비가 그친 거리의 평화로운 풍경을 상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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