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내가 너무나도 많은 것일까?
난 무엇으로 내 마음의 유리병을 채우고 있는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의 시를 읽을때면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슬픔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도 조용히 울고 있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통해서 나를 다르게 바라볼수 있다는 것.
삶은 채움이 아닌 비움으로 부터 시작한다는 믿음
적어도 그것이 아직까지 내 생을 움직여온 동인이었음을
난 부인하지 않는다.
떠나야 할때 떠났으며 치열하게 살아야 할때 난 치열하게
싸우는 투사의 삶을 원했다. 실제로 그리 했고 아직까지 난
후회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움의 상태로 있는가 하고 자문해본다.
나를 비우고 그럼 무엇으로 나를 채울것인가.
그것은 바로 나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한 분의 아스라한
초상이다........
조용히 속으로 울때도 내가 그리 천연히 슬프지 않은것은
내 눈물을 계수하고 계신 그 분 때문이다.......
봄을 기다리며
조용히 내리는 비 속에서
홍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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