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Mr. Smith goes to Washington
오늘은 워싱턴을 배경으로 하는 3편의 영화를 골라서 이야기 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할까 합니다. 워싱턴을 여행하는 4일의 기간동안 많은 것을 보았고 느꼈습니다.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 답게 헐리우드의 모든 정치성 담론을 담는 영화들은 이 워싱턴을 배경으로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우선 대법원과 국회 의사당이 있고 연방수사국이 있구요. 물론 클린턴 전 대통령이 졸업한 조지타운 대학도 있습니다. 워싱턴 하면 떠오르는 한편의 고전영화가 있습니다. '미스터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라는 아주 오래된 클래식 영화입니다. 1939년 그 당시 헐리우드 최고의 인기감독이었던 프랭크 카프라는 루이스 R.포스터의 원작을 각색해 영화로 선보입니다. . 뉴딜과 대공황으로 점철되는 1930년대 어려운 사회적 풍경 속으로 영화를 통해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는 순수한 개인이 부패하고 비뚤어진 세력에 대항해 싸우는 투쟁이 주제입니다. 이상주의적인 보이스카우트 지도자 제퍼슨스미스. 그는 자신이 갑자기 사망한 상원의원의 남은 임기를 대신할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뽑힌것이. 그를 쉽게 조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정치가들의 조작에 따른 것임을 상원의원의 여비서를 통해알게 됩니다. 스미스는 같은 주 출신 차기 대통령 후보감인 노련한 상원의원 페인(클로드 레인즈)의 부패를 알아내 폭로하려 하지만 페인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으로부터 침묵을 강요당하고 왕따를 당하게 되죠. 하지만 여비서 사운더와 많은 일반민중들의 격려에 힘입어 부패세력에 정면으로 맞섭니다.영화의 절정부는 스미스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주장하며 상원의사당에서 23시간 동안 의사진행 발언을 이루어 내는 장면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물론 그 이후는 영화는 극적인 반전을 이루어지지요.
링컨 메모리얼의 링컨 동상 아래서 고민하는 모습을 담은 카프라의 신은 이후로 많은 영화에 차용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워싱턴은 비정한 정치체계로 무장된 곳이면서도 다시 한번 대중에 의한 민주주의의 수호라는 다소 진부한 주제를 드러내기에 최상의 장소로 뽑히게 된것이죠. 흔히 카프라의 영화를 인민주의 영화라고 비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가 인민주의(Populism) 영화라고 딱히 보기 어려운 이유는 카프라적 정치철학이 너무나도 유아적인 낙관주의에 머물러 버리기 때문입니다.
S#2-Legally Blonde : Pink Bunny meet the Washington
다음으로 살펴볼 영화는 바로 위에서 이야기 한 '미스터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의 최신 여성판이라고 할수 있는 작품인 '금발이 너무해 2(Legally Blonde)'입니다. 모처럼 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란걸 봤습니다. 벤쿠버로 공부하러 온 이후로 사실 영화관에서 보기는 이번이 두번째지요 첫번째는 매트릭스였다죠 아마....^^
하버드 법대생에 금발, 핑크빛으로 온통 둘러싼 의상과 악세사리들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예전에 마릴린 몬로가 출연했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를 생각해 봤습니다. 동물실험을 둘러싼 법안의 통과를 위해 하버드에서 온 핑크빛 토끼가 위싱턴 정계에 접근해 그 꿈을 이루어 가는 모습. 이 영화의 1편이 '금발은 곳 백치'라는 서구의 편견을 깨뜨렸다면 2편에서는 특유의 시트콤적인 유머들을 동원하며 자신이 기르는 치와와의 생물학적인 부모를 찾기 위한 여주인공의 모습이며 이후에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액티비스트가 되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을 봅니다. 사실 전편의 영화적인 코드와 너무나도 동일하게 그대로 베껴낸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그냥 발랄하고 고민없이 살아가는 핑크빛 인생의 여자가 귀엽고 예쁘게만 그려지는 일면이 강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최근들어 온통 헐리우드를 수놓았던 근육질의 여성전사의 이미지와는 달리 그녀의 패션감각 만큼이나 놀라운 의지로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모습은 거의 한편의 즐거운 코메디지요. 그냥 생각없이 볼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일종의 도피적 오락으로서의 영화의 기능이긴 하니까요.*^^*
링컨 메모리얼과 링컨의 동상 모습입니다. 미국의 역사는 바로 민주정치에 대한 용인과 저항의 시간속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란 풍경, 그것이 전자의 영화처럼 진지하게 한편의 도덕 교과서처럼 혹은 후자처럼 코메디로 보여질수도 있는 동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것이라 생각되는데요. 권력이 코메디가 되면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나도 목을 죌 정도의 엄정함과 보수성또한 피해야 하는 덕목이라고 보기에 절묘한 균형을 잡는 인식의 아크로바트가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지금 한국사회를 둘러 싸고 있는 정치적 풍경또한 이러한 우화적인 현실로 부터 그리 멀지 않으니 말입니다. 링컨 메모리얼에서 보낸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워싱턴에 가서 기억에 남는 많은 앙금들이 있습니다. 다음 칼럼에 정리해서 올릴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에서 본 멋진 전시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았던 것은 워싱턴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저장고'로서의 기능과 정치적 통합능력이었습니다. 먼곳에 있으면서도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의 풍경들을 뉴스로나마 접할때 마다 아직까기 우리가 가야할 길이 요원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희망을 이야기 하는 혹은 해야할 자리이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그 길을 모색하고 결집할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사진은 앨링턴 국립묘지에서 찍은 것을 올려보았습니다.두번째 사진은 앨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용사의 비가 있는 건물앞에서 찍었습니다. 자유의 이름으로 정의의 수호를 위해 산하한 수많은 무명용사들의 비석앞에서 살아있는 어깨위에 놓여진 무거운 짐의 무게를 느껴봅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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