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렉토 시즌1을 끝내고-라이프스타일을 찾아서

패션 큐레이터 2018. 7. 17. 01:44



북클럽 렉토를 만들고 세 계절을 건넜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이란 꽤 진부하면서도, 여전히 파악하기 힘든 개념을 읽어내려는 도전을 시작한지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11권의 책을 골랐었지요.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무엇보다 앞으로 이 여정을 해 나가기 위해 기초체력과 정신의 근육을 키워줄 책들이어야 했습니다. 대부분 실용/여성 코너의 패션책이나 말랑말랑한 라이프스타일 제안 책들은 피했습니다. 사회학과 인류학, 경제학, 철학, 공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앞으로 변해갈 우리의 삶을 생각하게 해줄 책들이었죠. 처음 이 북클럽을 만들 때, 이렇게 좋은 성과를 얻어내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북클럽과 살롱을 표방하는 수많은 비스무레한 서비스들이 난무하는 요즘, 한 개인이 제안하는 북클럽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여줄까 두렵기도 했지요. 하지만 결과는 놀라왔습니다. 애니메이션 감독님에서 방송국 프로듀서, 카카오의 기획자, 전자회사의 마케터, 로푸드 테크의 전도사, 와인 소믈리에, 그래픽 디자인 교수, 건축가, 저널리스트, 패션 큐레이터까지 한 시대를 살아가며,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고, 때로는 그 속살을 읽어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진 이들이 모여 책을 읽고 나누었습니다. 


제게도 힘든 책들이었지만 발제하고 서로 격려하며 마지막 발제까지 왔네요. 츠타야에 대해 오랜동안 관심을 갖고 살펴온 이원재 교수님의 정성이 깃든 발제로 마스다 무네야키의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를 읽었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이란 의외로 규정하기 힘든 한 세계를 책을 통해 나누었습니다. 다가오는 시즌2는 더욱 역동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제안하려 합니다. 츠타야도 볼겸, 일본도 가보고, 로컬에서 치열하게 싸우며 공간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으는 기업들과 상품들도 보려고 합니다. 소설과 영화 등 공연예술도 조금씩 맛보며, 현대의 문화지형의 궤적을 짚어보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소설을 읽는 북클럽과 함께 모임도 하려고 해요. 되돌아보면 제가 어디에서 이런 멋진 분들을 만나겠나 싶어요. 렉토의 빛은 함께한 분들이 나눠준 내면의 빛이 모여 더 찬연했다고 자평합니다. 렉토분들 여름 잘 지내고 우리 가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