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장성공공도서관에서-우리는 행복한 청춘이어야 한다

패션 큐레이터 2015. 11. 25. 15:29



전남 장성에 다녀왔다. 장성 공공도서관에서 운영중인 청춘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위해서다. 만화가 박재동 선생님을 비롯 멋진 강사님들이 이미 다녀가셨다. 내가 마지막이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시간, 패션과 스타일링, 복식사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장성고등학교 황상길 교감 선생님이 학생들을 직접 데리고 오셨다. 강의 전 잠깐 뵈었는데 정말 인상깊었다. 


학생들에게 좋은 강의와 강연, 앎의 기회를 더 주기 위해 본인께서 각 대학의 주요 교수들의 강의를 들어보시고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신다고 한다. 내가 장성에 간 이유도 다르지 않다. 서울이 무대인 내게 하루란 시간은 두 세번의 기업강의를 뛸 수 있는 시간이다. 지방 강의를 간다는 건 하루에 한 건 밖에는 못한다는 뜻이다. 작은 소도시, 그곳에서도 원대한 꿈을 꾸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나고 공부한다. 물적, 문화적 요소들이 집약된 서울에서 만나는 아이들과는 다르다. 많은 부분 여전히 부족함 속에서 자란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일수록 더 좋은 언어와 논리와 문화적 시각에 노출되어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지방에 가는 이유다. 고등학생 아이들이 참 많이 왔다. 솔직히 서울에서도 고등학교 특강이 아니면 이렇게 만나기 쉽지 않다. 그래서 행복했다. 강의에 에너지를 많이 썼지만, 서울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을 위해 행복한 정신의 방점을 찍었다고 믿으며 돌아왔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만나는 일에는 시간을 아끼지 않고 싶다. 행복한 청춘을 위해서라면, 한때 되돌아보아도 행복한 선택을 했다고 믿는 중년의 청춘이 다가서지 못할 일이 뭐란 말인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