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호텔에서 그림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미술 블로거의 도슨트 후기

패션 큐레이터 2009. 8. 27. 20:02

 

 

아시아 탑 갤러리 아트페어가 성공리에 끝났습니다.

지난 21일 부터 3일까지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

도슨트로 활동을 했습니다. 무려 10타임을 도슨트 투어를 했네요.

 

아시아 탑 갤러리 아트페어는 아시아 미술의 세계화와

진흥을 위해 베이징과 일본, 서울이 중심이 되어 66개 최상급 갤러리들이

모여 대표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행사였습니다.

 

 

이번 행사 준비하면서 저도 모르는 화가들도 알게 되고

새로운 작품들과 경향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입니다.

신진작가들의 대거 등장으로, 저 또한 작품 이미지를 찾아 공부하고 도슨트를 위한

준비를 하느라 바빴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도슨트였음을

인정합니다. 다음 회차에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여러분을 맡도록 할께요.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는 호텔을 빌려 개최하는 경우가 많죠.

70년대 부터 이러한 경향은 지속되어 왔고, 유럽은 아예 모텔을 비롯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편안한 공간을 빌려, 미술견본시장을 기획해왔습니다.

호텔 룸에 미술품을 전시하는 건 무엇보다도 실제 구매자 층에게 자신의 집과

비슷한 상황 속, 가령 벽면빛깔이나 조명, 화장대 콘솔이나, 화장실, 침실과

같은 공간 속에 그림이 놓여졌을 때 어떤 느낌이 나는지를 이해하며

그림을 구매하도록 돕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위해서죠.

 

 

호텔룸의 규모가 조금 작은 편인데, 디스플레이된 작품 수가 많아서

조금 산만한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생각지 않은 공간에 숨어있는 작품들을

보는 즐거움이 꽤 솔솔했던 행사였습니다. 유엠 갤러리의 모습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김경민의 조각 작품이 있더군요.

 

 

도슨트라고 해서 유독 작품에 대해 더 잘 알아서, 혹은 이해도가 깊어서

할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좋다 보니, 자주 작가들과 교류하고 이야기를 듣고,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이나 뒷 이야기를 꼭 기억하고 있다가 말해주는 편입니다.

 

사진 속 공간은 갤러리 나우라는 사진 전문 갤러리의 작품이 있는

방이었습니다. 갤러리 대표인 이순심 선생님또한 사진 작가인 곳인데 바로 이곳이

예전 이 블로그에서 『세라토닌전-집중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진』을 소개한 적이 있었죠?

바로 그곳입니다. 이외에도 대형카메라로 찍은 사진 정물을 뚫어져라 보며

함께 한 방문객 여러분들에게 설명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탤런트 조민기씨의 방입니다. 선덕여왕에서 진평왕으로

열연을 보여주고 계시죠? 조민기씨는 연기자로서 또한 사진작가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아트페어에 특별전의 형태로 '벤자민 체크인 패러다이스'라는

테마로 하나의 방을 꾸몄습니다. 벤자민은 조민기씨의 애칭이구요. 해외촬영 때문에

자주 외국호텔을 드나들며 느꼈던 감성들을 사진작업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사진 속 왠 여인이 누워있냐구요? 미스코리아 한성주씨가

모델을 해서 찍은 작품인데 목면 위에 바로 찍어서 느낌이 색다릅니다.

저 위에 누우면, 정말 패러다이스에 체크인 한 느낌이 들거 같은데요. 안 그런가요?

 

 

이번 전시는 호텔이란 다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공간에,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를 함께 결합해 미술에 대한 이해를 함께

넓혔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볼수 있죠. 많은 분들이 좁은 동선에 이동이 불편하셨

을텐데도, 불평없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아트페어를 관람하셨습니다.

도슨트 하면서 텔레비전 인터뷰도 했는데 저도 아직

못봤네요. 찾아봐야겠습니다.

 

 

여기는 가수 나얼씨의 방입니다.

이번 특별전의 두번째 방이지요. 가수이기 전에

원래부터 미술전공자로서, 그는 HEAVEN이란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크리스천이다 보니 작품에서 느껴지는 테마들이 성경에서

따온 문구들을 형상화한 작품들도 있어서 저도 유심히 봤네요.

 

 

여기는 호텔 아트페어의 특별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

'그림읽어주는 여자' 한젬마 선생님의 방이었습니다. 못을 주제로

인간의 연기와 관계맺기를 형상화한 작품들에 14년째 일관된 작업을 하고 계시죠.

무엇보다 일상과 예술의 만남을 실천하는 그림자키로서, 그녀의 작업은 일상의 배면과 표면에

아름답게 새겨진 미술의 향기를 재발견하는데 제격입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

너무 예쁘셨구요. 입으신 옷도 직접 프린팅 하신 것 같더군요. 자신의

작품 속 모티브인 못을 여러가지 색채로 찍었습니다.

 

 

못의 형상화를 하나의 패턴처럼 사용해 만든 책 표지 작업이구요.

 

 

벽면에 장식된 인간의 형상처럼 보이는 못 작업입니다. 이외에도

지퍼를 통해, '열림과 닫힘' 관계맺기에 대한 생각들을 작업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도슨트 하는 동안 8번 가까이 찾아갔는데 그때마다 일일히 설명해주시고

자상하게 맞아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9월 24일부터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는

<패션사진의 거장 사라문>展 기획에 참여해 돕고 있습니다.

도슨트 활동, 패션 관련 글쓰기 몇 차례의 강연이 전부겠지만, 최선을

다해 돕고 있습니다. 이때도 도슨트로 활동할 생각이에요. 사라문은 패션사진의 샤넬입니다

정말 엣지있는 작품을 보실수 있을거에요. 기대해 주세요. 오늘 비가 많이 내렸죠?

내일은 구름 한점없는 맑은 날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쿠스틱 가든

앨범에서 골랐습니다. Cloudless Sky.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상 그림읽어주는 남자 김홍기였습니다.

도슨트 투어에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와 사랑을 바칩니다.

 

아트온티비와의 인터뷰 장면입니다. 화면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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