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포에 있는 장기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패션인문학 특강을 했습니다. 2차에 걸쳐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해서 르네상스 시대의 패션 및 소비문화, 상징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어서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에 이르는 기간에 어떻게 프랑스의 패션이 명품의 반열에 들게 되었는가를 설명합니다. 이어서 19세기의 백화점 및 리테일 환경을 설명하고 샤넬의 이야기로 1차분을 정리하지요.
패션의 인문학이란 말을 요즘 베껴쓰는 저자들이 늘었습니다. 워낙 제 강의와 책, 글이 인터넷에서 쉽게 퍼진 이유도 있지만 너무 엇비슷한 글들을 남발하는 이들이 많죠. 그래봐야 항상 그 내용의 심도가 너무 낮습니다. 패션사란 결국 인간의 다양한 양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렌즈일 뿐이고, 패션은 그 중에서 제조와 소비, 리테일과 같은 상업행위와 물질문화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태계라서 그렇습니다. 개별 브랜드 이야기나 하고, 특정한 디자이너들을 신화로 만드는 것은 얼치기 공부입니다. 게다가 브랜드란 것도 결국은 인간처럼 생명력을 갖고 시장에서 경쟁하고 발전하는데, 그런 양상들을 다 지우고, 그저 입맞에 맞는 이야기로 각색을 해봐야, 처음 들을 때나 조금 괜찮을 뿐, 사실 통찰력을 얻기란 너무 힘들죠.
요즘은 패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게 너무 좋습니다. 이번 김포 장기고 학생들에게도 과거 보다는 패션의 미래를 설명할 키워드들을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에코패션이나 지속가능성, 패션의 사회적 책무 같은 이야기도 좋지만, 사실 이 부분도 저자들은 하나같이 인터넷에서 긁어낸 '표피적인 이야기들'만 합니다. 실제로 지속가능성 패션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동참을 하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어떤 기술이 나와 있는지 이런 걸 설명하는데 매우 느려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을 주로 하고, 첨단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패션은 과연 어떤 양상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청소년들이 어떤 영역에서 기술과 지식을 쌓아서, 이런 사회 속에서 세계관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를 이야기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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