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속의 크레파스-크레파스의 역사
유미 아라키의 '코스모스' 사진들을 올린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꽃을 그린 정물과 풍경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작은 그릇위에 혹은 한뼘 대지위에 놓여진
한풀의 꽃과 그 여운을 난 사랑한다.
오늘 소개하는 작품들은 염색작가인 박정우의 작품중에서
크레파스화만 모아보았다. 그녀의 공식직함은 염색화가다. 개인적으로
의상디자인을 공부했지만 실에 대한 질료적 특성에 반해
퀼트나 프랑스 자수 그리고 실크 프린트를 이용한 텍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녀의 작품들은
내 관심의 망막속에 조그마한 파장을 일으키며
하나씩 잡혀 들어가고 있다.
크레용의 기원으로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앙코스틱과 고대 이집트인들이 기원전부터 사용한 상아판 위에 홈을 파고
거기에 초(wax)를 녹여 부은 뒤 안료를 섞어서 만든 필기구를 들고 있다.
앙코스틱은 파라틴과 안료를 혼합한 것으로서,
고대의 화가들은 그것으로 그림을 그릴때 열을 가하여 녹인 후
붓으로 찍어서 그렸다고 한다. 쉽게 굳어 버리는 단점을 지닌 앙코스틱은
그림을 그릴 때면 뜨거운 쇠막대기를 준비해 놓고 그것을 문질러 녹여가며 그림을
그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에 각지에 전파되었지만, 9세기부터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제품은 19세기 말 프랑스의 한 화가에 의해 개발되었다.
크레파스는 이후에 크레용과
파스텔의 중간 특성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소재로
새롭게 만들어 지면서 회화의 다양한 매체로 사용된다.
박정우의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화사함과 봄의 시연성
이제 막 계절의 문턱을 넘어 새로운 시간의 겹으로 둘러싸여진 미만한
연두빛 봄의 시간을.....영롱하게 그려낸다
어린시절 미술시간의 유일한 매체이기도 했던 크레파스를
기억해 본다. 다양한 칼러로 예쁘게 포장된 문구류의 일등이었던 크레파스는
손으로 한참을 그려내면 온통 손바닥에 그 빛깔의 물들이 가득 들어
웃어버리고 했던 기억들이.....아직도 내 기억의 분수속에서 떨어진다.
이번 봄에는 그녀의 그림 속에 나타나는 밝은 색조만큼이나 미려하게
채워지는 봄의 시간들이 되어 보기를 바래본다
2004년 4월 4일 주일 오전
김홍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