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옷장 속 인문학>이 청소년 인문/사회 도서로 뽑혔습니다

패션 큐레이터 2016. 11. 4. 14:32



<옷장 속 인문학>이 나온지 이제 한달이 넘었습니다. 책은 3쇄를 이미 찍었고 4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꽤나 괜찮은 반응에 저나 출판사 모두 행복합니다. 하지만 저자에겐 가장 행복한 순간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판매지수나, 공식인증기관의 선정도서와 같은 지표를 대할 때만은 아닙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를 비롯한 많은 메이저 언론들이 리뷰를 써주었고 온라인 서점에서의 세일즈 포인트도 높습니다. 4주째 50위권 인문학 도서에 오른 것도 기쁜일입니다. 하지만 승인과 인정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권위있는 독서평론가들, 문화평론가들에게도 이 책에 대해 꽤나 진지하고 묵직한 칭찬을 들었습니다. 한 분야를 연구하고 대중을 향한 글쓰기 방식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이에게, 가장 큰 행복은 타인의 행복으로 나누어지는 제 지식의 작은 몫입니다. 인정(Recognition)이란 다시-알아봄의 세계입니다. 인정이란 무엇보다 글을 쓴 이가 연구와 사유를 통해 책에 투여한 열정과 의미를 독자가 알아봐 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어주고, 인스타그램에 이미지들을 올려준 모든 젊은 세대, 20대의 멋쟁이들, 사춘기를 맞아 괜히 시크한척 하면서도 살짝 말을 걸어주면 부끄러워하는 모든 청소년들이 고마왔습니다. 제 글은 지금껏 30대 중반에서 50대에 이르는 속칭 책을 사보는 세대들에게만 사랑을 받았던게 사실입니다. 


독자층이 확대되어서 기쁘다는 뜻보다, 정말 바랬던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읽히고, 가장 민감한 시기의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신체에 대한 자존감을 회복하고, 옷이란 제2의 피부와 나 자신의 행복을 연결할 수 있는 정신의 좌표를 얻게 되길 소망했습니다. 그들이 제 책을 '다시-알아봄'의 세계에서 저를 향해 긍정과 동의의 몸짓과 시선과, 고개의 끄덕임과, 공감으로서의 미소와 찡그림을 보여주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삶의 한 양상을 그 자체로 지각하고 나눌 수 있는 '우정'의 관계를 얻게 되어 저는 행복합니다. 작품 속에서 비춰낸 빛 아래, 우리가 함께 서고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제겐 가장 큰 기쁨이고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