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주얼머천다이징협회 세미나 특강-18세기 소비문화와 패션공간
지난 토요일, 건국대에 다녀왔다. 한국비주얼머천다이징협회에서 하는 세미나의 특강을 맡았다.
겨울로 접어드는 하늘은 그 어느때보다 높고 맑다.
법과대학에서 열리는 세미나를 위해 걸어가는 중, 낙엽이 떨어지는 길이 곱다
청담동 주민으로서,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 아이가 없을 때는 몰랐는데, 아이를 데리고
나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 산책로나 숲이 있는 곳으로의 이사를 깊이 고민중이다.
18세기 로코코는 그저 화려한 패션이 베르사이유 궁전을 가득 매웠던 시대가 아니다. 패션의 역사에서 패션과 상업기능이 결합되고, 럭셔리의 이념에 대한 다양한 찬반론이 펼쳐지며, 정치적 계몽주의 철학에서 시작된 패션산업과 사회적 순기능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던 때다. 당시의 소비문화의 형태나 미세한 구매형태상의 이야기들은 지금의 우리와 참 많이도 닮았다. 판교의 더 현대 프로젝트를 맡은 팀장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판교 현대백화점의 VMD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공간구성에서 중요한 브랜드의 에센스와 스토리텔링의 방식에 이르기까지. 항상 현업의 이야기를 듣는 건 기분이 좋다. 어쩌다보니 전시기획자와 방송인, 작가로서 살아가면서, 몇년 전만 해도 나 또한 시장을 누비고 다닌 실무진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과거의 경험만을 이용해 컨설팅만 하는 것 같아서 좀 아쉽다. 난 항상 프론티어에 있을 때 힘이 나는 스타일이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일거다. 세상의 자칭 모든 프로젝트는 이렇게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 그 틈새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은 것이다. 누군가에게 들었던 한 마디, 읽었던 한 마디가 나를 더 넓고 깊은 세상의 시선으로 초대하는 블럭이었다. 그렇게 누군가의 누군가의 어깨위에 서서 바라보는 세상은 그 이전과는 또 달랐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