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의 로케이션-하버 그랜드 카우룡 호텔에서
지난주말, 짧게 나마 홍콩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혼자가는 여행이
익숙한 터, 가볍게 짐을 싸서 훌쩍 떠난 여행입니다. 사실 이번엔 생각지
않게 쇼핑에 많이 홀릭되어 있었던게 사실이고요. 텅빈 가방을 들고 가서 옷으로
채워왔습니다. 명품관인 레인 크로포드와 대중적인 패션 편집샵 I.T, 홍콩 로컬 패션을
볼 수 있다는 D-MOP 매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장조사겸(맨날 말로는 시장조사를 들먹이며
실제로는 제 옷을 사기 바쁘다지요) 새롭게 나온 컬렉션 옷들 보는 재미가 솔솔했습니다.
사진 속 장소는 제가 머문 하버 그랜드 카우룡 호텔이고요. 아주 오래전 회사
동료들과 이곳에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생각이 나더군요. 영화 <도둑들>에서
전지현씨가 수영하고 나오는 풀이 있는 곳이 이 호텔로 알려지면서 한국분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수영을 하자고 오신건지, 아님 수영복 자랑을 하려고 오신건지, 어떤 분은 수영복을 세벌씩
갈아입고 사진 찍는 분도 있던데요. 알고보니 인터넷 쇼핑몰 운영하는 분이더라구요.
사진은 로비 모습입니다. 사실 가격으로는 인터컨티넨탈과 같은 데 예전 추억
되살려보려고 투숙했습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마음 속에서 피어오르고.
10층 널찍한 더블 베드에 누워 뒹굴거리다 하버 풍경을 담습니다.
홍콩항은 언제봐도 멋집니다. 세계의 미항들을 다 가봤습니다. 그 중에서
홍콩은 상업적 용도로 발달해온 항구답게, 멋드러진 스카이라인이 인상적이죠. 한때
이곳에서 열리는 왠만한 페어는 다 가야 했습니다. 전자 페어도 여기서 열리기 때문에 자주 갔죠
페어가 열리는 컨벤션 센터 앞, 산책길이 지금도 많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저녁에 한번
산책을 나갔습니다. 사실 홍콩에선 그리 할만한 게 없습니다. 멋진 식사와 쇼핑
나이트 라이프의 작은 재미 정도랄까요. 제가 모르는 측면도 많을수 있죠.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고 가면 여행이 더 재미있는듯 합니다. 각 거리
의 탄생과 밤의 아름다움을 관리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요.
이번 여행에서 제가 회사일정 상, 이번에 꼭 가야해서 홍콩 헤리티지
뮤지엄에서 열리는 패션 디자이너 에디 라우의 기념회고전을 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17일부터 시작이에요. Eddie Lau는 홍콩을 기반으로한 로컬 디자이너로
우리가 기억할만한 왠만한 배우들의 의상은 이분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게 없습니다. 무대의상을
비롯해 홍콩 패션의 한 역사의 부분을 관통하고 있는 디자이너이기도 했죠. 전시를 못봐서
정말 아쉽습니다. 패션을 소재로 한 전시를 보기가 쉽지 않은 까닭에 더욱 그렇죠.
옥상 풀에서 한동안 멱을 감습니다.
짧게 내리는 스콜이 하루에도 두 세번. 습한 우기의 날씨에
홍콩의 하늘은 혼탁한 구름이 덥습니다. 그러나 이도 아주 짧은 시간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하늘이 나타나지요.
물 안에 들어가서 장난질도 하고
택시 타고 시내로 나와서......쇼핑에 들어가기 전
친구의 추천으로 들어가게 된 스타하우스 3층의
요리집입니다. 여기서 북경오리요리와 만두를 먹었고요
제가 워낙 식성이 좋아서, 혼자서도 정말 잘 먹습니다. 결국 살만 찌고 말죠 ㅠ.ㅠ
이번 홍콩에선 쇼핑 이야기가 주가 될 거 같습니다. 갈 때마다
새로운 상품들이 눈을 현란하게 합니다. 어떤 이들은 예전같지 않다고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만, 홍콩 달라의 가치가 상승한 탓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실제로 가격을 비교해보면 제가 그곳에서 산 폴 스미스 컬렉션 재킷 가격이 이곳의
면세점 보다도 25퍼센트 정도 더 쌉니다. 물론 가격만이 다는 아니겠지만요. 다양한 브랜드 공부
도 할겸, 신상품 구경하는 재미도 좋습니다. 컬렉션 화보나 동영상으로 보는 건 옷의 구성이나 바느질을
비롯한 실제 옷의 느낌들을 공부하기엔 역부족이거든요. 그래서 뉴욕의 백화점을 가는 것이고
실제 컬렉션 현장을 가고 하는 거니까요. 알렉산더 맥퀸의 재킷을 사이즈가 없어서
사지 못한게 내내 아쉬운 여행이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 이번에 갔던 작은
해물요리집과 타이요리집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마지막 이야기는
리츠칼튼 호텔 108층에 있는 OZONE이라는 나이트 바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