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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월호 인터뷰 후기-청담동 스타일을 사유하다

패션 큐레이터 2013. 1. 25. 04:34

 

 


 

청담동 스타일에 대한 단상

 

청담동 앨리스에 나온 이후로,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스타일 H에 이어 여성동아와 두 시간에 걸친 청담동 더 페이지에서 인터뷰를 했다. 내용은 청담동 스타일에 대한 생각과 사유들을 묻는 것이다. 우리는 스타일이 단순히 한 개인의 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스타일은 결국 한 개인의 개성의 총체를 넘어, 사회 전반의 정신을 압인한 화석과 같다.

 

어느 시대나 지배적인 스타일이 존재하고, 그 화석의 단층을 쪼개어보면 다양한 삶의 면모가 묻어 나온다. 많은 이야기를 했다. 청담동 스타일의 실제랄까 혹은 대중이 가지고 있는 환영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나 중요한 건, 분명 이 땅에서 청담동은 소비사회를 넘어 엄연히 구획되는 계층 기호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우리에게 필요한 럭셔리의 본질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봤다. 럭셔리 이후의 럭셔리. 바로 단순한 사치가 아닌 사회를 움직이는 건강한 의미로서의 사치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난 럭셔리를 추구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럭셔리란 것이 단순하게 특정 해외 브랜드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결국 럭셔리란 사고의 럭셔리이며, 천박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탁월성을 향한 개인 각자의 훈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럭셔리 이후의 럭셔리를 창조할 필요가 있고, 이는 우리 사회 전반의 능력에 따라 그 시기를 앞당길수도 혹은 유예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스타일은 이래서 더더욱 중요성을 얻는다.

 

청담동 앨리스란 드라마가 남긴 진정한 후기는 무엇일까? 청담동이란 계층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결혼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청담동이란 한 지역적 특구가, 대중들에게 소속되기를 희구하는 집단들의 거처로 자리를 잡았음을 의미한다. 청담동은 그런 의미에서 분명 우리시대의 스타일 분극화를 이뤄낸 기표가 된다. 특정한 옷입기 방식이 실제로 존재할까? 수많은 아트토크를 해봤다.

 

1퍼센트에 해당할 정도의 투자액을 가진 분들을 상대로 VIP특강도 수십차례를 했다. 분명 그들이 들고다니는 소품이나 옷 차림에는 공통의 코드가 존재하긴 한다. 나는 청담동 앨리스란 드라마가, 우리사회의 예민한 성감대의 일부를 건들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긴 했지만 말이다. 나 또한 그 스타일을 기술할 수 있는 공통의 특징을 찾고 있다. 이건 꽤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