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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문학의 통통배-다음 포털 특강 후기

패션 큐레이터 2013. 1. 16. 23:07

 

 

 

인문학은 기업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늘은 다음 커뮤니케이션에 다녀왔습니다.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인문학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다양한 인문학 관련 강사분들을 모시고 강의를 들을 것이라고 합니다. 가수 하림씨가 첫 스타트를 끊었고, 제가 실질적으로는 첫 강의였는데요.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왔습니다. 젊은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모임 답게, 적어도 국내 대표 포털로서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하고 교류해야 하는 기업의 일원들이 패션에 대해 인문학적인 심화된 인식을 갖는 다는 점.



그래서 이런 강의는 첫 삽을 잘 뜨는게 중요합니다. 저 스스로 다음포털에 블로그로 둥지를 튼지도 3천일이 넘어갑니다. 다음포털도 내부 서비스를 하면서 인기를 끌던 포멧들이 사라지고 또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는 순환을 겪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문학이 일종의 트렌드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숲을 즐기고 맛보고 관통하는 지혜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번 강의를 수락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이 중심이 되어 인문학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기업 내부의 자율적 주체인 직원들이 자신들이 십시일반 비용을 모으고, 공부를 위한 열정을 태우고 있다는 점이 놀라왔기 때문입니다. 학습조직을 아무리 강조해도, 실제로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인문학의 렌즈를 빌려보려 하는 의지가 없다면, 이는 공치사에 그치고 말거든요. 다음의 직원들이 패션에 대한 인식이 늘고, 그 즐거움이 커지면 지금 패션 항목으로 붙어있는 뉴스나 컨텐츠의 수준도 함께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패션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깊이가 심화될 수록, 우리 사회는 점차 패셔너블과 언패셔너블한 것들을 구분하고,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태도에 대한 명징한  입장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불쾌할 정도로 대면하고 싶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고 여기에서 생의 진실과 담대한 답변을 얻어내려는 인문학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격주로 두 번씩 이뤄지는 인문학의 통통배가, 이 모임을 만든 분의 말씀처럼 망망대해를 작은 통통배를 띄우지만, 그 배에 승선하는 이들의 마음이 한결같아지면, 큰 규모에도 결코 길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되겠지요. 오늘의 만남과 가르침이 즐겁고 좋습니다. 다담주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