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포털과 기생하는 블로거들-초심을 잃고 헤매는 이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강물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 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 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 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안치환의 노래를 듣는 시간, 옆에선 찻물을 올린 주전자의 끓는 소리가 정겹다. 밤 11시간 되면 이상하게 글을 쓰고 싶다. 그렇게 한 시간 반 정도를 키패드로 헤매며 블로그란 백색의 캔버스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세미한 내 목소리를 녹여내는 시간은 정갈하다.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한다. 사람이 꽃보다 미적으로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라, 그에게 담긴 온기어린 삶의 태도와 정신, 인간과 인간이 정겹게 연대할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한 찬사이리라 생각한다. 인간과 인간의 경계에서 새로운 인식의 꽃이 피고, 새로운 신념의 구조와 믿음의 옷을 직조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걸 가능케 하는 것도 결국은 인간이다. |
세실리아 웨버, 인간의 꽃을 피우는 사진의 기술
세실리아 웨버의 사진을 보는 시간, 찬연하게 피어나는 몽환의 암술과 수술의 포개짐. 내가 그녀의 사진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명제를 사진을 통해 증명하기 때문일거다. 그녀는 1500명 정도가사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소읍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다. 대부분 숲 속에서 살아가는 오렌지색 도마뱀을 잡으며, 숲의 섭생을 지켜보며 살았다. 부끄럼을 잘 타는 성격에사교성도 현저히 떨어지는 아이었던 터라, 어린 시절 독서와 숲의 생물들과 대화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 숲 안에 방치되어 있던 오랜 단풍나무로 만든 오두막은 그녀의 상상력이 꽃으로 피어나던 몽환의 장소였다. 숲의 곤충들과 그 표면의 자연이 만들어준 옷을 보며, 그녀는 생각한다. |
왜 서구 문명은 인체를 부끄러워 하는가? 인간의 신체만큼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는가. 어느날 꽃잎파리가 그녀의 동공 속에 들어온다. 접혀진 꽃잎 하나하나에서 인간의 형상을 본 것이다. 자연의 꼴에서 '범접할 수 없는'인간의 형상을 발견하고 작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설정한다. 사람들이 엉켜 형상화한 꽃들을 보라. 그녀는 두달 가까이 누드 사진을 찍고 이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이용, 합성과 커팅, 붙이기, 색 보정을 하여 '인간이라는 꽃' 연작을 완성한다. 모델들에게 포즈를 취하게 한 후, 사진을 가지고 인간의 꽃으로 재탄생 시킨다. 그녀의 사진은 누드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깨뜨린다. 사람의 몸 만큼 아름다운 대상이 없음을 재천명한다. |
파워블로거, 내부 비판엔 난색 표명
베비로즈, 문성실, 마이드림 등 살림 기술을 팔며 인기를 끌던 블로거들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며 파워브로커의 위치에 올랐다. 기존 언론도 성토에 나섰고, 파워블로거에 대한 제지와 법적징계를 고려하고 있다. 물론 이런 후순위 절차에 대해 공감한다. 이와 더불어 블로거들을 암묵적으로 키우고 기업모델을 양성해온 대형 포털도 철저한 감사가 이뤄지길 개인적으로 바란다.
포털은 뒷짐을 지고 면피 하기 바쁘다. 블로그 공간에 개입할 수 없는 입장만 늘어놓는다. 묻고 싶다. 툭하면 맛집과 여행, 연예인 이야기 밖에 없는 이 썩어빠진 다음 포털에 감히 묻고 싶다. 윤리의식을 버린 파워브로커들은 법적으로 치리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돈이 되는 포스팅만 하라고 부추긴 포털도 문제다. 맨날 맛집과 여행,(특히 이 분야는 블로거를 육성한답시고 아예 마케팅 캠페인을 한다) 맨날 돈이 되는 포스팅만 양산하다 보니, 다양한 글이 함께 자라야 할 포털에선, 글의 주제가 몇 가지로 수렴되기 시작했다. 파워 블로거 문성실은 4 세대 블로그의 진화는 공동구매와 1인 상점화에 있다고 다음 블로거 포럼에서 주장했다. 물론 그 맥락은 블로그의 진화과정에 대해 논의한 것이지만 포털은 결국 이런 진화방향에 가장 힘을 쏟아준 대상이 아닌가? 다음은 왜 침묵하나.
기존 언론의 블로그 비판을 '너네는 얼마나 깨끗한가'란 내용으로 반박한다. 이건 순위가 틀렸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틀린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기존 언론도 그 미디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타락했듯, 그 전철을 밟은 우리 또한 똑같이 단죄 받아야 마땅하다. 예전 네이버의 부사장을 사석에서 만난 적이 있다. 툭하면 '돈 안되는 블로그 서비스 없애도 그만'이라고 떠들던데, 왜 못없애나? 이 질문은 다음 포털에도 그대로 해당된다. 블로그가 양산한 정보로 먹고 살면서, 왜 앓는 소릴 하나. 블로거에게 제목장사질이나 시키고, 파워블로거라는 자들은 자신들이 세들어 사는 다음이나 네이버에 대해선 하나같이 함구한다. 그래놓고 기존 언론만 비판한다. 이 또한 잘못된 위상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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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란 회사....그리고 그 의미의 퇴색
다음(Daum) 포털, 한자로 多音, 다양한 색의 음색이 섞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듯,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아내길 꿈꾸었다는 회사. 그러나 다음뷰 서비스에서 다음을 찾기는 어렵다. 몇 가지의 주도적인 음만 있을 뿐. 다음 뷰와 포털의 생태계에서 다양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애초 블로그란 공간이 나왔을 때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것들, '삶의 면면'들을 이 작은 공간 위에서 소통시켜 보자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요즘은 맛집밖에 없다. 문화/연예란엔 연예인 이야기와 텔레비전 방송후기만 가득하다. 예전같은 소신도 없다. 정부 부처 블로그에서 '서포터즈'라고 불리며 활동하는 자들. 정책 찬양글을 언제까지 읽어야 하는지. 블로그는 1인 매체라면서, 블로그란 공간에서 수십명의 서포터즈를 지원하며 글을 쓰게 하는 정부부처 또한 자신들의 정책을 블로그로 마케팅한 자들이다. 자유롭지 않다. 왜 이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가?
생물학적 다양성이 무너진 생태계는 공멸만이 기다린다. 혼란스러운 글의 숲부터 재정비하라. 내가 왜 오늘 세실리아 웨버의 사진을 올려놨는지 생각해보라. 인간과 숲, 그렇게 함께 엉기며 보듬고 살아가면서 숲을 완성한다. 지금 적어도 다음뷰란 숲에는, 이런 보듬는 행위, 엉킴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신 좀 차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