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담긴 재미있는 사연-푸아그라는 이집트인이 만들었다
오늘은 <음식이 만든 역사>란 책을 읽으며 발견한 재미있는 내용들을 보충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했던 책인데, 서평으로만 남기기엔,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증보해서 올립니다. 최근 방송하면서 제가 음식과 식재료, 밥상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들어가는 책을 소개하고 있더군요.
왜 그럴까 생각해 봅니다. 그만큼 이땅의 밥상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이고, 어디에도 이젠 음식에 관한 한 안정성을 찾기가 어렵다는 뜻도 됩니다. 누가 이렇게 만든것인지, 유전자 변형 곡물에, 미국산 쇠고기의 끝나지 않는 위험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소통대신, 국민들의 입을 막고, 방송을 장악해서, 그저 미국산 쇠고기의 광고에만 열을 올리는 이 땅의 한심한 정부가 있습니다.
음식은 역사와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한 문명이 발전하고 융화되는 것은 바로 음식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그만큼 음식에는 많은 후일담이 존재하는데요. 이 책은 음식의 기원을 재조명하고 역사적 인물과 사건과 연결된 음식을 찾아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밥을 먹는 다는 것은 하루의 영양가를 섭취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스타일을 대변하고, 그 속에서 발전시켜온 삶의 양식을 한눈에 보여주는 일종의 상징이지요.
여러분 영어에서 아가씨를 레이디라고 하잖아요? 원 뜻이 빵을 빚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 계세요? 혹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즐겨 주문하는 시저 샐러드는 황제 시저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 이 책은 이런 내용들을 다룹니다. 이외에도 왜 베이컨이 샐러리맨의 월급봉투를 의미하게 되었는지, 카망베르 치즈의 시작은 나폴레옹 황제였다는 사실까지, 정말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음식에 관한 상식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옵니다. 오늘은 또 뭘 먹을까요? 가볍게 빵과 커피로 대용하기엔 요즘은, 제대로 된 반찬 몇 가지에 꼭 쌀밥을 먹고 싶더군요. 파리에 가면 항상 연유를 듬뿍 넣은 카페오레와 크루아상으로 아침을 먹었는데, (물론 여기에 햄과 베이컨, 삶은 계란까지 꼭꼭 챙겨먹었죠.
신선하게 갈은 오렌지 주스도 포함해서)크루아상이란 빵 잘 아실겁니다. 흔히 파리 크라상이란 가게도 있잖아요. 실제로 프랑스 파리의 아침은 아 크루아상과 카페오레라는 이미지가 강한데요. 크루아상의 뜻을 살펴보면 헝가리로 쳐들어온 오스만제국의 깃발 모양인 초승달의 형태를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크루아상은 프랑스어로 늘어나다 커지다란 뜻의 동사에서 유래되어, 앞으로 커지는 달, 즉 초생달이란 뜻을 갖는다고 합니다.
2002년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텔레비전으로 미식축구 경기를 관전하다가 흥분한 나머지 먹고 있던 프레첼이 기도에 걸려서 외신에 대서특필이 되었죠. 이로 인해 병원도 실려가고 했지만 결국 한 차례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요.
이 당시 진보 언론에선 프레첼이 우리의 소망을 들어줄 뻔 했다며, 한 마디로 '보낼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우스꽝 그러운 논평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프레첼은 숫자 8을 닮은 모양에 소금 맛이 나는 크래커입니다. 미국에선 팝콘과 포테이토칩과 더불어 대중적인 스낵이죠. 미국인들인 이 프레첼을 전형적인 미국음식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이탈리아가 원산지라고 하네요.
중세 이탈리아의 수도원에서는 아이들이 기도문을 잘 외우면 선물로 브라차텔로란 빵을 상으로 줬는데요 이 뜻이 팔짱이란 뜻이랍니다.
자세히 보면 사람이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지요? 13세기에 미국으로 전해져서 브레첼에서 프레첼이란 과자로 변화하게 되었죠.
세계 3대 진미 중의 하나인 푸아그라 이야기를 할 차례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푸아그라가 프랑스인들이 만든 요리인 줄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파리에 갈때, 프랑스식 정찬을 즐기며 큰맘 먹고 푸아그라를 먹곤 했었는데요. 사실 푸아그라는 이집트 인들이 먼저 개발한 요리입니다.
거위는 수천 킬로에 달하는 여정을 떠나기전 대량의 영양분을 섭취해 에너지를 비축한다지요. 거위의 간이 맛있다는 걸 발견한 이집트 인들이 거위를 사육해서 오늘날의 가금으로 만든 것이죠. 이 당시엔 무화과를 먹였다는 군요. 푸아foie는 프랑스어로 간, 그라gras는 지방질이란 뜻인데, 푸아는 원래 무화과로 채워졌다는 뜻의 라틴어 ficatum이 어원이랍니다.
흔히 한국사람들의 밥상문화를 가리켜, 밥상 공동체라고 하잖아요? 영어의 동료란 뜻을 표현하는 컴패니언에는 빵을 함께 먹는 사람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음식은 같이 먹어야 그 맛이 더한가 봅니다. 연말인데, 같이 밥 먹을 분들, 연락들 잘 하시고, 따뜻한 시간 가지시면서 이 책에서 배운 음식 상식들 써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