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당신이 잠든사이-수면의 과학을 위하여

패션 큐레이터 2008. 5. 11. 14:26


 


신선미_당신이 잠든사이2_장지에 채색_62×92.5cm_2007

 

우리 국민들이 잠든 사이, 이 땅의 위정자들은

굴욕외교를 펼치고, 공공의 선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훼손하고

가진자의 욕망을 위해 저울추의 눈금을 속이는 것을 인정하고, 빈자와

과부의 눈물어린 탄원도 무시하고, 우리가 일궈놓은 소중한

지식과 지혜도 외세에 팔아먹는다.

 

 

 
신선미_건망증_장지에 채색_47×73cm_2006

 

신선미의 그림을 보면 그 속에 감추어져 있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가

내 관심을 끈다. 수간채색으로 특유의 담백함을 더하는 그녀의 그림 속엔

지금 이 나라의 시민들과 정부권력이 대치하고 있는 풍경이 아련하게 녹아 있다.

국민의 정치적 미감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때 발생하는

일들이, 지금 2008년 경제대국 한국의 한복판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국가는 졸속 체결 협상을 무마하기 위해

수구언론과 유착을 공고히 하고 백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기 보다는색깔론에 입각한 진영 부수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국민들이 정치적 건망증에 빠여 있었던 결과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우리가 잠든 사이, 우리의 곳간에 들어가 오랜동안

쌓아놓은 곡식을 훔치고, 복 주머니에 손주에게 주려 모아놓은 선물들을

몰래 몰래 강탈하는 정부가 우리 앞에 있다.




신선미_eve_장지에 채색_53×45cm_2006
 
원활한 부동산 거래와, 뉴타운 건설로 국민들의 귀를 멀게 한 후
달콤한 당의입힌 양말속에 꼬옥 꼭 집어넣어버린 정부,
그 속에서 수수방관하며 헛된 희망만 꿈꾼 우리들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주겠다고 이야기한 정부는
그나마 세금혜택을 보던 극빈층에게까지도 세금을 부과하고
가진자들의 모든 세금 체계는 일시에 무너뜨려 그들의 배를 부르게 한다.



신선미_여인1_장지에 채색_162×130cm_2004
 
국민의 머슴으로 살아가겠노라고
거짓 맹세를 할때만 해도 우리들은 그와 행복한 삶을 영위하리라
생각했다. 그 앞에 무릅도 꿇어주었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책을 읽으며
민주주의가 영속하는 이유는 지도자층이 가진 도덕적 리더십에 그 이유가 있음을
이곳에서 말하곤 했고, 당신을 선택한 것에 대해 정당성도 부여해 주었다.



신선미_일탈_장지에 채색_53×45cm_2005
 
그런데......그런데......
우리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애완동물도 먹지 않는
먹거리를 수입하고, 공공목적의 모든 국가재산을 신 자유주의란 우상을 섬기는 마음으로
민간 자본가들에게 떠먹여 주려는 당신의 작태, 입으로는 '섬김과 내려놓음'
봉사와 헌신을 이야기 하는 당신. 우습다. 자고로 종은 주인을 위해
일함에 있어 그 충성의 도를 다해야 하건만, 우리를 위해 뛰어야 당신에 발에선
이미 '태업'을 반영하듯 버선발 벗어던지고 우리를 향해
칼날을 던지는 당신, 이제 두려우니 미국에 급하게 전화라도 해야하나보다.



신선미_천적_장지에 채색_146×112cm_2005
 
언제까지 설탕입힌 양말속에 우리를 가두어 두리라
생각하는가? 이제 우리들은 분연히 일어나 당신이 졸속으로 체결한
협상 문서에 국민의 발로, 정의의 흔적을 남겨주리라.



신선미_복수혈전_장지에 채색_59×53cm_2006
 
신선미의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국민 게릴라들의
문화 축제와 촛불집회, 그 속에 겁먹은 당신, 당신은 우리를 얌체라고 규정하고
우리의 배후를 묻는다. 단아한 한복차림으로 우리 앞에 와선
백성의 종이 되겠노라 한 당신. 그러나 고양이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당신의 모습속에서 발견한 것은, 바닥에 널브러진 만화책들이다.
 
이 백성의 종이 되기위해 많은 책을 읽어야 할것이고
눈물 흘려야할 것이고, 손을 모아도 시원찮은 판에,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 있는 당신이 우습다. 우리 고양이들이 어느새 베개를 당신의 등에 떨어뜨리며
응수한다. 갖은 우아한 척 다 떨던 당신의 자존심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
거짓과 위증, 교사, 무한수열의 백지공간인 온라인에 아무리 적어도 부족한 당신의
죄목이 말끝마다 <추진력>을 운운하며 국민을 계몽한 당신!
 
그러나 잊지마라 국민들 중에는 당신보다 똑똑한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추진력으로 일어선 자, 추진력으로 멸하게 되리라.
이미 백성들의 목소리엔 추진력이 붙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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