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곳을 다녀보았습니다. 아시아권, 미국과 캐나다가 있는
이곳 북미대륙 뉴질랜드와
호주, 바누아투와 피지와 같은 예쁜 오세아니아의 섬들.
사실 이번 방학때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쪽을 볼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이것을 살리지 못한 것이 못내 많이 아쉽습니다.
사람들이 만약 제게 이제까지
가본 곳 중에서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을 묻는다면
저는 아주 짧은 시간안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남극'이라고 말이죠.
뉴질랜드의 남섬인 크라이스트
쳐치에 있을때, 그곳에 살고 있는 친구들로 부터 여름에
남극에 갈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혼자갈수 있는 곳은 아니였구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크라이스트 쳐치에서도 운전으로 5시간을 넘게 가야 하는
남섬 제일 남단에 위치한
인버카길에서 출발하는 남극행 크루즈를 탑니다.
그곳에 가서 보내는 5박
6일의 일정. 거의 다 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실제로 남극이란 저 무궁한
얼음덩어리로 지어진 소우주에 단 3번 정박해 그곳에 발을 딛어 볼수 있는 기회를 가져봅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헬리콥터로 남극의 이모저모를 3시간동안 볼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만,
가난한 학생이었던 제겐
무리였구요. 그냥 말로만 들어보았던
폴라베어를 아주 멀리서
그것도 망원렌즈를 통해서 구경만 할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뉴질랜드에도 빙하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프란즈 조셉
빙하를 등정했지요.
뉴질랜드에서 보는 빙하의 특징은 하나같이 충적세 말기에
만들어진 빙하의 지형답게
U자형 굴곡이 완연히 드러나는 우아한 멋과 더불어 자연의
광대함을 보여줍니다.
빙하를 등정하는 3박 4일의 코스를 통해 용기를 시험해 보고
싶었고요.
사실 북한산정도 겨우 타는 제가 아이젠을 박은 신을 신고서
능선을 따라 빙벽등반의 초급기술을 배워가며
한걸음 한걸음 제 삶의 무게를 실어내는 과정은 그리 쉽지많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빙하 등정 조차도 사실 남극에서 본 그 장대한
자연의 빛과 어울림 앞에서는 무색해 질 경험이었다고 할 만큼
남극은 거대하고 오롯했으며 사멸된 공간이 아닌 절대자의
숨결이
마치 조각칼로 마구 긁어낸 빙결 덩어리들의 표면에 사무치게
베어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얼음덩어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그곳도 이제는 많은
나라에서 연구를 위해 그리고 유정발견을 위해서
다국적 기업들이 이미 선점해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뉴질랜드와 남극 공히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가 심해서
사실 남극은 요즘 계속해서 멍들어 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욕망과 그 대척점에 서있는 원시의 땅, 얼어붙은
빙결들 내부로 어떠한 힘들이 작용하고 있는지,
이 나그네의 필터속에서 걸러지지는 않았지만 시간은 영원히
현재진행형의 수사학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우리는 흔히 전체의 그림을
보지 못한채 일부만을 알고 그것에 메일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서
판단한다고 표현합니다. 지금 이 세상의 열강들이
남극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개발의 가능성으로 더 많은 욕망과 스스로의 바벨탑을
그곳에 세우려고 더욱더
혈안이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의 눈에 보이는 자원의 개발 가능성은
어찌보면 남극이란 신의
창조물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정말이지 빙산의 일각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장엄한 자연의 힘 앞에서
이제는 좀 낙타무릎으로 살아보라고 그렇게 겸허하게
내 자신을 바꾸어 가면서
살아보라고 내게 끊임없이 이곳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출처-뮤크박스 Be Still for the
Presence of the Lord
세인트 필립스 소년 합창단의 목소리로 듣는 'Be
Still for the Presence of the Lord' 입니다. 사실
남극에서의 크루즈 내내 제 머리속에서 울렸던 노래입니다.
아름다움은 많은 설명이 필요없다 봅니다.
그냥 그 앞에서 값없이 무릎을 꿇고 기뻐하면
될것을....참 이제까지 어렵게 살아온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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