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얼지마 죽지마 살아날거야
며칠전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았습니다.<피스메이커><딥임팩트>와 같은 영화를 통해 항상 인간의 조건과 휴머니티를 그려낸 미미래더의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화였지요.
우리 인간이 삶을 지탱할수 있게 하는 힘이 무얼까....이 영화를 보면서 아마 미미래더감독도 그런 자신의 영화적인 화두를 가벼운 터치의 소프 오페라로 그려내려고 했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기본적인 사고는 매우 간단합니다. 어느 누군가가 당신에게 선행을 베풀고 당신은 또 다른 타인에게 그 선행을 베풀고 그렇게 사랑의 네트워크가 만들어 지고 그 안에 존재하는 우리 모두들은 그 희망과 사랑의 네트워크에 함께 있음으로서 서로의 수혜자가 된다는 이론.
매우 매혹적이지요. 하지만 어디 현실이 그런가요. 이런 이타적인 삶의 방식은 항상 자기 중심적이고 연고와 서열에 사로잡히는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앞에서 한없이 약한 이론이 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라스베가스를 생각해 봅시다. 우선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하는<벅시>나<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예로 들면 이런 영화에서 우리에게 비친 라스베가스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 한탕주의에 대한 기대들이 판치는 곳이지요. 인간의 비열함과 화려한 도시의 수사학이 결합하면서 냉혹한 삶의 이분법을 보여주는 장소로서 존재합니다. 이에 비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서 미미래더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라스베가스의 중심부에서 다소 벗어난 주변부에서 피어나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이자 생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의 빛깔들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사회적인 병리들에 대하여 말합니다. 다소 감상적인 어투로 말입니다. 즉 알콜중독과 배우자와 아동에 대한 학대 홈리스 자살등, 현대의 많은 이중의 상처들을 스토리 라인속에서 자연스레 보여주면서 이에 대한 치유로서 혹은 이를 극복하고 이겨나가는 방편으로서 Pay It Forward, 즉 선행 베풀기를 이야기 합니다. 다소 진부할수 있지만 그냥 그저그렇군 하고 치부하고 넘어 가버리기엔 우리 사회에도 이미 팽배해 있는 사회적인 아픔과 상처들의 무늬로 인해 더 이상 영화적인 수사로만 넘어갈수 없었음을 인정해야 할것 같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뻤습니다. 저렇게 세상이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내뱉는 말 한마디와 작은 행동 속에 신의 사랑을 표현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 그 안에는 넉넉히 지금 우리내 삶의 어려움들을 이기고도 남을 힘들이 내재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 영화는 매우 <포레스트 검프>와 닮은 일면이 있습니다. 오직 한가지의 길만을 생각하는 것과 그 과정 속에서 항상 긍정과 희망만을 본다는 것. 물론 이런 영화를 보수주의적인 시각에서 읽을수도 있겠지만 그런거 다 생각하고 영화보면 머리가 많이 아프리라 생각합니다.
따스한 한그릇의 우동을 먹는 느낌 같은 걸 계속해서 가졌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졌던 느낌인데 끝에는 눈물로 바뀌더군요....주인공이 죽거든요....그때 전 이렇게 주문을 외웠습니다.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라고요.
<아메리칸 뷰티>에서 붕괴된 미국의 꿈과 중산층의 허울좋은 신화들 속에 부서저가는 아버지를 연기한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와 <이보다 더 좋을수 없다>의 웨이트리스, 헬렌 헌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식스 센스>에서 엽기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연기는 거의 압권이라 할만 합니다...꼭 보세요. 올 한해를 따스하게 해줄 겁니다.그리고 속으로 다시한번 다짐하세요. 올 한해는 사랑의 빚 이외에는 절대로 지지 않겠노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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