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있는 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에 다녀왔다. 작년부터 이곳의 최고위 과정에 교양특강을 위해 갔었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든 흥미롭다. 일상의 친숙한 사물이자, 우리의 매일 매일 의사결정의 대상인 이 옷을 통해 시대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마다 나는 신이 난다.최근 나는 한자공부에 최근 필이 꽂혔다고 해야하나. 설문해자를 비롯하여, 고대 한자의 생성과 그 의미의 변화과정을 추적하는 일에 빠져 있다. 역사를 공부할수록 서양사 일색인 공부보다, 서양사의 한 시대를 공부하되, 유럽이란 지정학적 자리를 넘어, 당시의 동시대적 생을 살아낸 타자로서의 동양과 제3국의 양상들도 함께 공부한다.
놀랍게도 패션은 교역을 통해 서로의 이국적인 매력을 배우려고 노력해온 역사이기에, 이 과정에서 서로의 한정된 시각을 확장하게 되는 계기들을 자주 만들었다. 우리의 우아함이, 한자의 '아'와 영어의 엘레강스가 고립된 섬으로서의 개념을 넘어, 인간의 삶의 동시대적 특성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를 공부해본다. 항상 강의의 시종을 열심히 함께 해주는 원우 분들이 있어서, 힘을 내어 강의한다. 고대의 그리스에서 배운 우아함의 원칙과 중세의 스트라이프와 같은 무늬가 말해주는 인간과 인간을 구분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과, 르네상스에 와서 인간이 비로소 어떻게 매력이란 단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고 다녔는지. 과거는 그저 한 시대의 옛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순간의 우리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된다. 나는 많은 분들에게 이 패션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 어떻게 조형되어 왔는지 설명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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