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탄생 2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강의와 행사가 열린다. 오늘은 현대백화점 코엑스 점에서 제인 오스틴 시대의 패션문화에 대해 강의했다. 로코코의 화려한 궁정문화와 패션에서 혁명을 거쳐 시민적 태도와 복식으로의 변화를 겪어야 했던 이 시기는, 격변의 시기였다. 그만큼 우리가 읽고 쓰고 사유하는 방식, 외양을 연출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제인 오스틴은 작가로서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다.
그녀에 대한 연구서들 전부, 친척과 언니들과 주고 받은 서간을 통해 당대 최근의 패션에 관심을 보이며, 소설 속 캐릭터를 만드는데도 이 영향을 사용했다. 옷을 둘러싼 전환기 시대는 언제나 황홀하다.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외양이 탄생하는 시간이기에 그렇다. 권력의 궐위기간, 문화는 정치사회적 격변이 가져온 사회 내부의 진공상태를 매우기 위해 고심한다. 궁정패션에서 캐주얼을 중심으로 하는 신고전주의 시대, 리젠시 시대의 패션으로의 전환을 보고 있자면, 소설과 영화가 한 몸이 되어 나를 감싼다. 실제로 제인 오스틴이 소설을 썼던 시기는 18세기 초반이다.
1785년에서 1814년까지, 복식사에서는 엠파이어 스타일 드레스가 유행하던 때다. 인도 마드라스 지역에서 수입한 섬세한 면직 섬유들은 실크가 최상의 소재였던 구체제를 뒤흔든다. 패션의 중심지 파리는 점점 그 위상을 캐주얼을 중심으로 하는 영국으로 옮겨간다. 절대왕정이 무너지고, 젠트리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사회에서, 그들의 생활터전이 되는 장원의 캐주얼한 패션이 위상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터.
직물의 종류는 그것을 만지고 입는 인간들의 감성 조차도 바꾼다. 시대의 변화는 패션의 변화를 낳고, 패션의 변화는 또 시대의 변화된 외양을 창조한다. 오늘 강의는 90분동안 이 당시 로코코에서 신고전주의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문화사를 설명하기에도 빠듯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에서도 이 내용을 더 해야 하는데 조금 더 보강해서 가야겠다. 5월은 강의가 너무 많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강의를 했다. 읽어야 할 책들이 산더미인데, 그럼에도 강의내용을 다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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