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큐레이터의 서재

디오르의 자서전을 읽다가-제국은 그저 태어나지 않는다

패션 큐레이터 2015. 8. 19. 21:29



국내의 대형출판사 3곳에 부탁을 했는데, 저작권이 3군데나 엉켜 있어서 출판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바로 오늘 소개하는 Dior by Dior 이다. 디올이 쓴 그의 자서전이다. 놀랍다. 내용들이. 한국에서도 자칭 선생님 소리 듣기 좋아하는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건 디자이너 평전을 썼었다. 하나같이 1쇄를 넘어서지 못하고 서점에서 사라졌다. 디오르가 패션의 제국을 세우기까지의 이야기를 한줄 한줄 읽다보면, 제국은 그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배운다. 그저 장인의식이 어떻고 역사를 이야기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란 것.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꿈을 꿔야 이뤄진다는 것이다. 


분명 프랑스의 복식사에 대한 상당부분을 내용에 할여하고 각 디자이너의 특성과 역사에서 남긴 그들의 미덕을 설명하는 디올의 시선은 부드럽고 정확하다. 타인을 평가할 줄 안다는 뜻이다. 그저 '나만 잘났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디자이너들이 수두룩한데, 그저 자기의 개성만으로 모든 걸 이끌고 있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닌 세상, 디올의 역사는 정말 꿈의 본질이, 목적의 수행과 그 완결과정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디자이너도 결국은 의사결정자란 것, 그 결정이란 것이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무르익고 진화되어 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