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다. 미만한 초록빛은
점점 더 강해지는 햇살기운을 받아 대기 속으로
엽록소를 토해낼 터. 판화 속 포착된 적요의 시간을 움직이는
건 꽃잎파리의 주름이다. 물과 영양소를 퍼나르는 혈맥은 인간의 눈에 마치
곱게 풀먹여 접은 모시같다. 겨우내 고생이 많았을 텐데. 그 힘겨운 시간을 뒤로 하고
활짝 피어나는 잎맥의 친구는 다름 아닌, 같의 생의 무게를 담아낸 줄무늬로
장식한 느린 달팽이다. 무슨 대화를 서로 나누고 있는 것일까?
겨우 내 이별을 포식한 잎사귀가 사랑에 허기진 달팽이
가 만났으니.......쉿 조용하자. 그들의 대화에
끼는 건 왠지 예의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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