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샤넬-미술관에 가다

DAZED & CONFUSED에 기사를 보내고-패션과 미술 특집

패션 큐레이터 2008. 11. 29. 14:07

 

 

이번 12월호 Dazed & Confused 매거진은

패션과 미술을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국에서 발행되는

이 잡지를 좋아하는데, 우연히 후배가 이곳의 에디터로 들어갔더군요. 보그나 엘르, 하퍼스 바자와 같은

순수(?) 패션잡지와는 차별화 된 특집 기사나 취재내용 때문에 이 잡지를 좋아합니다.

 

대부분 이 땅에서 패션 에디터들이 패션과 미술에 접근하는 방식은

최근의 현대미술과 패션의 조우를 관심갖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대한

반영, 오랜 역사속에서 숙성된 성찰은 좀 많이 부족합니다. 팝아트, 포스트 모던, 데미언 허스트와의

패션의 관계, 혹은 브랜딩 관련 협업과정을 보여줄 뿐이죠.

 

제가 자꾸 역사적 관점을 드러내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지금 눈에 바로 보이는 것만 일종의 현상으로 규정하면, 그 깊이를 잃어버려서

깊은 내면을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명품이라고 하지만, 맥도널드 햄버거처럼 되어버린

이 땅의 명품, 럭셔리 브랜드가 가진 문제점이 뭔지, 그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술과 어떻게 협업을 해야 하고, 과거의 모습을 볼때,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바는 어떤 것이다란 명제와 청사진이 나와야 하는 까닭입니다.

 

기존의 패션잡지들도 이 화재를 종종 다루었습니다만

이번 Dazed & Confused의 접근방법은 이제까지 본 것중 가장 좋습니다.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패션 디자이너의 작업을 재구성하고, 이를 캔버스에 혹은 설치작품에

끌어올려서 일종의 은유로서 사용하는 것을 밝힌 것은 독특합니다.

저번 11월호에는 패션과 건축의 관계를 조명하더니 이번엔 미술과의 협업을

제대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성들이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패션과 미술, 건축, 문학, 영화, 연극, 음악, 정치, 상상력의 방법론등

기존의 미술사적 접근으로만 해결했던 문제들을 조금씩 패션의 영역에서 재미있게

풀어내는 기획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졸필이지만 영국에서 가장 저명한 컬쳐부문 잡지에

기고할 수 있어서 우선 기분도 좋고, 힘도 나네요. 저도 열심히 뛰어야 겠습니다.